'5⅓이닝 무실점' 임찬규, 투혼의 역투...벼랑 끝 LG 구했다

  • 등록 2024-10-17 오후 9:48:44

    수정 2024-10-17 오후 10:28:24

17일 잠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5회초 이닝을 마친 LG 선발 임찬규가 기뻐하며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LG트윈스 토종 에이스 임찬규가 빛나는 투혼으로 벼랑 끝에 몰린 팀을 구해냈다.

임찬규는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3차전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을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1, 2차전에서 각각 10점씩 내주며 와르르 무너졌던 LG는 임찬규의 호투에 힘입어 1-0으로 승리, 2패 뒤 반격의 첫 승을 거뒀다.

임찬규의 역투는 눈물 겨울 정도였다. 지난 1, 2차전에서 선발, 구원 가리지 않고 와르르 무너진 상황에서도 임찬규의 집중력과 승부욕은 흔들리지 않았다. KT위즈와 치른 준플레이오프에서 2차전과 5차전에 선발등판해 혼자 2승을 따낸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임찬규는 이날 승리로 올해 가을야구에서 혼자 3승을 따냈다. 3승 모두 LG가 앞선 경기를 패한 뒤 팀의 추락을 막는 승리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컸다.

특히 이날은 LG가 PO 3연패 위기에 몰린 상황이어서 더 어깨가 무거웠다. 그럼에도 임찬규는 흔들리지 않고 ‘홈런군단’ 삼성의 대포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1, 2회초 삼자범퇴 이닝으로 만든 임찬규는 3회초 2사 후 류지혁에게 첫 안타를 허용했지만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유일한 위기였던 4회초에도 2사 1, 3루에서 백전노장 강민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고비를 넘겼다.

1-0으로 앞선 6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임찬규는 아웃카운트 하나를 채운 뒤 에르난데스에게 공을 넘겼다. 에르난데스도 남은 3⅔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팀 영봉승을 함께 책임졌다.

이날 임찬규는 공 84개를 던졌다. 이 가운데 직구(37개), 체인지업(25개), 커브(19개), 슬라이더(3개)를 구사했다. 최고 시속 146㎞를 찍은 직구와 최저 95km에 이르는 느린 커브가 제구까지 뒷받침되니 막을 방도가 없었다, 임찬규는 이날 경기 후 데일리 MVP에 뽑혀 상금 100만원도 함께 받았다.

염경엽 감독은 이날 호투한 임찬규에 대해 “준PO에서 한 단계 성장하지 않았나 싶다”며 “2년 연속 10승을 하면서 투구 디자인 등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자신만의 루틴이 생겼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PO에서도 데일리 MVP에 뽑힌 임찬규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마지막이 될 수도 있었는데 1점 차로 이겨서 PO 4차전까지 분위기 좋게 이어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찬규는 LG 어린이 회원인 ‘엘린이’ 출신이다. 그가 10살에 불과했던 2002년 한국시리즈에서 LG가 삼성에 끝내기 홈런을 맞고 패한 사실도 너무 잘 알고 있다. 임찬규는 “어릴 적 TV로 보던 경기에 직접 등판할 수 있어 기분 좋은 하루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임찬규는 “좋은 상황에서 마운드를 넘겨주고 싶었다. 에르난데스가 잘 막아줘 승리할 수 있었다”며 “정규시즌 때처럼 던지자는 게 포스트시즌에서도 잘 이뤄지고 있다. 포수 박동원의 리드도 좋고 수비 도움도 받고 운도 따른다”고 호투 비결을 설명했다

이어 “내가 엄청나게 발전했다기 보다 침착하게 던진다는 것 자체로 성장한 것 같다”며 “과거에 실패를 경험한 게 도움이 된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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