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준은 16일 잠실 kt전에 선발등판해 8회까지 6피안타 2사사구에 실점없이 막고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9승째(5패)를 달성했다.
2004년 1군에 처음 입문한 장원준은 그해 84이닝을 소화한 것을 시작으로 2005년부터 매해 100이닝 이상씩을 소화했다. 2005년 107.1이닝을 책임지며 롯데 선발로 거듭났고 두산으로 이적한 올해까지 군복무 기간을 제외하고 1군에서 빠짐없이 선발 역할을 다했다. 한 시즌 가장 많은 소화이닝은 2011년 기록한 180.2이닝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94이닝을 맡았던 장원준은 8이닝을 더해 102이닝으로 전반기를 마무리지었다. 유희관, 윤성환, 양현종, 김광현에 이어 국내 선발 중 100이닝을 넘긴 다섯 번째 투수가 됐다.
장원준의 올시즌 목표는 170이닝이었다. 두산 입단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는 개인 목표를 묻는 질문에 “올해 경기수가 늘어났기 때문에 170이닝 이상은 던지고 싶다”고 했다. “지난 해엔 군복무 후 복귀해 1군, 2군 게임이 달라 힘든 면이 있었는데 이번 동계훈련은 체력부터 해서,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고 그 다짐을 스프링캠프 동안 잘 지켜왔다.
두산이 올시즌 니퍼트가 제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선두 싸움을 하고 있는 건 이적생 장원준의 힘이 컸다. 장원준은 전반기 마지막 경기서도 8이닝을 책임지는 역투로 기분좋게 휴식기를 맞게 됐다.
kt 타선이 좌완 장원준을 감안해 우타자를 전진배치했지만 장원준을 이겨내지 못했다. 장원준은 1회 선두타자 김사연을 안타로 내보낸 뒤 2루 도루까지 허용했지만 포수 양의지가 3루는 막아내며 가볍게 이닝을 끝냈다.
시즌 첫 완봉승을 따내지 못한 건 아쉬울 법한 일. 투구수 100개가 넘어간 9회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선두타자 박경수를 안타로 내보내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포수 양의지도 장원준을 적극 도왔다. 2,4회 연타석 홈런으로 장원준에게 힘을 실어줬고 8회말엔 1사 만루서 희생플라이 타점을 올려 팀이 얻어낸 3점 모두 책임졌다.
두산은 후반기 63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장원준이 12경기를 6이닝씩만 소화한다고 가정했을 때 충분히 목표치, 그 이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 후 장원준은 “그래도 9승을 했으니까. 80~90점은 나에게 줘도 되지 않겠나 싶다. 오늘은 의지 사인대로 던졌다. 초반에 잘 맞은 타구들이 있었는데 야수 정면으로 가면서 운이 따랐던 것 같다. 어제 (유)희관이가 던질 때 다들 체인지업을 노리고 있는 것 같아서 체인지업은 보여주는 공으로 하고 몸쪽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로 볼배합을 한 것이 주효했다. 완봉 욕심은 났는데 선두 타자를 내보내니 어쩔 수 없었다. 올시즌 초반 첫 게임을 승리하고 잘 풀어간 덕분에 전반기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 시즌 초반에 이닝을 길게 끌고 가지 못한 점이 아쉽다. 후반기엔 전반기처럼 부상없이 엔트리 빠지지 않고 자리를 지키고 싶다”고 소감과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