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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공백을 깨고 돌아온 가수 임재범은 활동을 전면 중단하고 음악과 멀어진 채 지낸 지난 7년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특유의 폭발적인 가창력을 뽐내며 ‘너를 위해’, ‘비상’, ‘고해’ 등 다수의 곡을 히트시킨 임재범은 2015년 데뷔 30주년 기념 앨범을 낸 뒤 신보를 선보이지 않았다. 아픈 마음을 추스르느라 음악 활동을 다시 펼치기 어려웠단다. 2017년엔 아내가 암투병 끝 세상을 떠났고, 2020년에는 부친상을 당했다.
임재범은 ‘위로’로 다시 활동의 기지개를 켠다. 정규 7집 ‘세븐 콤마’(SEVEN,)의 프롤로그곡이다. 16일 오후 3시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카오스홀에서 청음회를 진행한 그는 “사랑하는 아내가 하늘나라로 떠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도 하늘나라로 떠나셨다. 마음이 많이 무거워 주체할 수 없는 상황 속에 있었다”고 지난날을 돌아봤다. 이어 “음악도 듣지도 않고 TV조차도 보지 않고 생활했다”며 “그렇다 보니 음악과 너무 멀어져버렸다”고 했다.
임재범을 다시 음악 곁으로 이끈 건 팬들이다. 임재범은 “가끔 인터넷을 보면 팬들이 글을 남기는 경우가 있다. 아직도 저를 기다려주고 계셨던 것”이라며 “은퇴한다는 얘기를 안 했으니 활동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다가 소속사 식구들과 만나 대화를 했는데 다시 한 번 일어나 노래를 들려주는 게 어떻겠느냐는 얘기가 많았다”며 “망설였지만 소속사에서 신경써주셔서 다시 일어날 힘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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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범은 “모든 분이 너무나 힘든 코로나19 시기를 거치지 않았나. 또 저처럼 힘든 상처를 견딘 분들도 있었을 것”이라며 “위로를 드리면서 활동을 다시 시작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많아 ‘위로’를 컴백곡으로 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제가 위로를 받고 싶은 마음이 크다”면서 “그런 모습이 뮤직비디오에 담겼을 것 같기도 하다”고 설명을 보탰다.
임재범은 “통화하는 친구도, 만나는 사람도 없었다. 가끔은 새벽에 뛰쳐나가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고 공백기를 돌아보면서 “작사를 맡아준 채정은씨가 그런 제 마음을 아셨는지 ‘미쳐서 밤에 뛰어나가도’라는 공감 가는 가사를 써줬다. 개인적으로는 그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도 했다.
채정은은 ‘너를 위해’, ‘비상’ 등 임재범의 여러 히트곡 가사를 쓴 작사가다. 7집에 담긴 11곡 중 10곡의 가사를 채정은에게 맡긴 임재범은 “‘비상’ 가사를 쓸 때도 제 마음이나 상태를 모르고 계셨는데 마치 옆에서 보고 있던 사람처럼 너무나 잘 써주셨다. 저에겐 파트너나 다름 없는 분이고, ‘위로’ 가사 또한 너무나 잘 써주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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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범은 “발라드 분포도가 가장 높고 록, 미디엄템포와 새로 시도 하는 장르의 곡도 있다”면서 “8곡 정도 녹음을 마친 상태다. 11곡 중 3곡이 남았다”고 작업 진행 상황을 알렸다. 이어 “7집 작업을 잘 마친 뒤 공연도 준비할 계획이다. 또 적당한 방송 프로그램이 있으면 참여하려고 한다”고 활동 계획을 밝혔다.
때마침 범띠 해에 컴백하게 된 것에 대해선 “주위에선 범이 내려온다고 하는데 범이 내려오는 건지, 고양이가 내려오는지 잘 모르겠다”며 웃었다.
끝으로 임재범은 “음악은 내 자신에게 주어진 숙명이다, 하고 싶지 않아도 돌아올 수밖에 없는 게 저한텐 바로 음악”이라며 “앞으로 활동하는 데 있어 힘이 될 수 있도록 위로하고 응원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