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데니스 텐 장례식, 한글 만장과 수천 애도 속에 오늘 진행

소속사 대표 "청년 젠제이전공 지구' 한글 영상 공개
슬픔에 젖은 수천의 애도객 눈물
  • 등록 2018-07-21 오후 5:55:43

    수정 2018-07-21 오후 5:57:43

데니스 텐 장례식에 등장한 한글 만장. 우측에 그의 생전 모습을 담은 사진도 보인다(사진=구동회 대표 페이스북 캡처).
[이데일리 스타in 고규대 기자] 데니스 텐이 수천명의 애도 인파와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데니스 텐 장례식이 21일(현지시간) 오전 10시부터 오전 11시30분까지 카자흐스탄 알마티 발루안 쇼락 스포츠팰리스에서 열렸다. 이날 장례식장에 참석한 데니스 텐의 한국 소속사 올댓스포츠 구동회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현지에서 엄수된 장례식 모습 영상으로 올립니다. 만장에 한글로 쓰여진 ‘청년 젠제이전공 지구’라는 문구는 ‘청년 데니스 텐의 관’이라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알마티에서”라고 글을 올렸다.

구동회 대표는 데니스 텐의 갑작스러운 비보를 듣고 현지로 건너갔다. 구 대표는 “데니스 텐은 피겨스케이팅 불모지였던 카자흐스탄에서 본인의 탁월한 재능과 피나는 노력으로 세계 최정상급 스케이터로 우뚝 선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훌륭한 피겨 선수입니다”면서 “어느 종목보다 세계 각국의 경쟁이 치열한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종목에서 피겨 스케이팅의 제3지대라는 척박한 환경에서 본인만의 고독한 싸움과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피겨스케이팅에 대한 열정으로 세계 정상에 우뚝 선 우리시대의 젊은 영웅이었습니다”고 회고했다. 이어 “외고조부이신 민긍호 선생은 일제시대 때 의병을 일으켜 의병장으로서 혁혁한 항일운동을 펼치시다 일본군의 총탄에 숨지셨고, 남은 가족들은 연해주를 거쳐 카자흐스탄으로 이주해야 했던 파란만장하고도 슬픈 독립후손의 삶을 살아야 했습니다”면서 “데니스 텐은 외고조부가 의병장 민긍호 선생임을 인지하고 2010년부터 민긍호 선생의 묘소가 있는 강원도 원주를 매년 찾아 외고조부의 넋을 기렸습니다”고 말했다.

데니스 텐의 소속사 애도의 글.
구동회 대표는 또 “데니스 텐은 2018 동계올림픽이 평창올림픽으로 결정된 후 ‘외고조부님이 원주 등 강원지역에서도 의병활동을 하셨는데 강원도 평창에서 올림픽이 개최돼 너무 기쁘다. 평창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얘기하기도 했습니다”고 기억했다. 이어 “25세의 짧은 인생에 그는 카자흐스탄 동계스포츠 발전에 큰 업적을 남겼고 피겨스케이팅 제3지대에서 가장 위대한 영웅 중의 한 명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올댓스포츠의 소속선수들과 임직원 등 올댓스포츠의 가족들은 데니스 텐의 안타까운 죽음에 다시 한번 애도를 표하면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머리 숙여 빕니다”고 애도했다.

카자흐스탄 현지 언론에 따르면 텐을 살해한 용의자 두 명은 모두 검거됐다. 텐은 지난 19일 카자흐스탄 수도 알미티에서 자동차 백미러를 훔치려는 남성 2명과 다투다가 흉기에 찔렸다. 그는 행인들에 의해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과다출혈로 세상을 떠났다.

카자흐스탄에서 한국계의 후손으로 태어난 텐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땄다. 2015년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으며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하기도 했다. 그는 구한말 독립운동가 민긍호 선생의 후손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개최된 아이스쇼에 여러 차례 출연했다. 김연아 등 국내 빙상 스타와의 인연도 각별했다.
수천명의 애도와 함께 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데니스 텐.(사진=구동회 대표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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