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km보다 강력한 130km' 구속이 전부 아님 보여준 밴헤켄

  • 등록 2017-06-23 오후 9:56:49

    수정 2017-06-23 오후 9:58:51

넥센 외국인투수 앤디 밴헤켄. 사진=넥센 히어로즈

[고척=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넥센으로선 부담스런 경기였다. 전날 한화와의 경기에서 12-7로 앞선 경기를 12-13 역전패하면서 충격이 컸다. 마무리 김상수, 조상우 등 구원투수의 소모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넥센에는 든든한 버팀목 앤디 밴헤켄이 있었다. 밴헤켄은 2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LG와의 홈경기에 선발로 나와 7이닝을 6피안타 2실점(1자책점)으로 막고 넥센의 8-3 승리를 견인했다. 시즌 4승(4패)째.

밴헤켄의 존재감은 초반부터 빛을 발했다. 1회초 LG 첫 타자 이형종을 시작으로 3회초 첫 타자 오지환까지 7타자 연속 삼진을 잡는 괴력을 뽐냈다. KBO리그 역사상 경기 개시후 최다 연속 삼진 신기록이었다.

종전 기록은 6타자였다. OB 박철순(1993년 8월 31일 잠실 해태전), SK 조규제(2001년 9월 12일 인천 롯데전), 삼성 크루세타(2009년 6월 3일 시민 히어로즈전)가 세운 바 있었다.

밴헤켄은 이후에도 안정감 넘치는 투구로 LG 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빠른공 평균구속은 140km에 미치지 못한 139km에 머물렀지만 주무기인 날카로운 포크볼과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밴헤켄의 호투는 LG 선발 헨리 소사와도 좋은 비교가 됐다. 소사는 이날 최고 구속 156km, 평균 151km의 빠른공을 뿌렸다. 하지만 공이 가운데로 몰리면서 난타당했고 7실점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반면 밴헤켄은 140km도 안되는 '빠르지 않은 빠른공'을 던졌지만 정확한 제구가 뒷받침 되면서 호투로 이어졌다. 투수가 구속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이날 밴헤켄이 확실히 보여줬다.

밴헤켄은 "팀이 승리할 수 있어서 기쁘다. 상대팀 LG가 우리보다 순위가 한 단계 위인데 3연전의 첫 경기를 잡아 기쁘다"라며 "7타자 연속 탈삼진이라는 좋은 기록을 얻게 돼 기쁘다. 하지만 더 기쁜 것은 던질 때마다 컨디션이 올라온다는 점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위기 때마다 유격수 김하성이 더블플레이를 해줘 이길 수 있었다. 또한 쉬면서 트레이닝 파트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좋은 몸상태를 이끌어준 트레이닝 파트에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승리의 공을 동료에게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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