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떠난 어머니의 저장명 ‘금메달리스트 정나은’... “자랑스러워하실 것”[파리올림픽]

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혼합복식 결승전에서 은메달을 따낸 김원호-정나은이 은메달을 목에 걸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어머니 휴대전화에 저장돼 있던 제 이름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정나은’이었어요. 약속을 지키진 못했지만 자랑스러워하실 거 같아요.”

대한민국 배드민턴에 16년 만의 올림픽 은메달을 안긴 정나은(화순군청)이 어머니를 떠올렸다.

김원호(삼성생명)와 호흡을 맞춘 정나은은 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혼합복식 결승전에서 세계 1위 정쓰웨이-황야충(중국)에 세트 점수 0-2(8-21, 11-21)로 졌다.

김원호-정나은의 은메달로 한국 배드민턴은 이번 대회 첫 메달을 수확했다. 또 2008년 베이징 대회 이후 16년 만에 은메달을 품에 안았다. 한국 배드민턴은 2008 베이징 올림픽 대회 이후 세 차례 올림픽에서 모두 동메달 1개에 그쳤다.

한국 배드민턴 혼합복식에서는 2008년 베이징 대회 이용대-이효정의 금메달 이후 16년 만에 메달을 따냈다. 또 김원호는 1996 애틀랜타 올림픽 혼합 복식 초대 챔피언에 올랐던 어머니 길영아 삼성생명 감독과 함께 ‘모자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혼합복식 결승전에서 김원호-정나은 조가 중국 정쓰웨이-황야충 조에게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세계 8위 김원호-정나은은 전날 열린 준결승에서 세계 2위 서승재(삼성생명)-채유정(인천국제공항)을 꺾고 결승에 올랐다. 집안싸움에서 이긴 만큼 결승전 필승을 다짐했으나 세계 1위의 벽은 높았다.

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혼합복식 결승전에서 김원호-정나은 조가 중국 정쓰웨이-황야충 조를 상대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첫 올림픽 출전에 은메달을 거머쥔 정나은은 먼저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떠올렸다. 그는 “어머니 휴대전화에 저장돼 있던 제 이름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정나은’이었다”라며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해서 아쉬우나 자랑스러워하실 것 같다”라고 밝혔다.

정나은은 예선을 힘들게 통과했던 걸 떠올리며 “은메달을 딸 줄 몰랐는데 지금은 즐기고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아울러 “오랜만에 혼합복식에서 올림픽 메달이 나와 기쁘게 생각하고 다음 대회에 출전하게 된다면 더 높은 곳에 있고 싶다”라고 정상 도전 의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