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 러시아의 남자 피겨 스타였던 알렉세이 야구딘(33)이 플류셴코의 개인전 출전 기권에 대해 비판적 발언을 한 뒤 플류셴코 측으로부터 협박을 받았다고 폭로하면서다.
야구딘은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1990년대 말~2000년대 초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네 차례나 우승한 바 있는 러시아 피겨계의 또다른 전설이다.
야구딘은 18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어제 스스로를 야나(플류셴코의 아내 야나 루드콥스카야)라고 소개한 사람과 통화했다…나와 내 가족의 생명을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야구딘은 1시간 뒤 다시 올린 글에서는 “상상하지 못할 일이 계속되고 있다. 나와 내 가족 가운데 누군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야나와 제냐(플류셴코의 애칭), 그의 측근들에게 책임을 물어라”고 썼다. 야구닌은 그러면서 “제발 나와 얘기한 사람들이 실제로 플류셴코 주변 사람들이 아니라 정신병 환자들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주 현지 스포츠 전문지 ’소베스키 스포르트‘와의 인터뷰에서도 ’개인전에 플류셴코 대신 코프툰을 내보낼 수 있는 가능성이 얼마나 됐나‘라는 질문에 “모든 게 명확하다. 코멘트하지 않겠다. 안 그러면 나를 가루로 찢어놓을 것이다”라며 자신에 대한 협박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그는 인터뷰에서 플류셴코가 단체전 프리스케이팅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프로 피겨선수들은 그가 받은 점수에 충격을 받았다며 심판들이 그에게 점수를 안겨줬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실제로 플류셴코 측이 협박 전화를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플류셴코는 앞서 16일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피겨스케이팅연맹이 부상을 당한 자신에게 개인전 출전을 강요했다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켰다. 파장이 커지자 플류셴코는 “서툰 영어로 한 자신의 답변이 잘못 전달된 것 같다”며 “연맹 측으로부터 어떤 압력도 받지 않았다”고 번복했다.
플류셴코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척추 부상 악화를 이유로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경기 직전 기권을 발표하고 곧이어 선수생활 은퇴를 선언한 바 있다. 그는 앞서 9일 치러진 단체전에서 쇼트프로그램 2위, 프리스케이팅 1위의 성적으로 개최국 러시아가 단체전 우승을 차지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플류셴코는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고 2002년 토리노,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준우승한 러시아 피겨계의 간판 스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