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전 골든골' 안정환 "한국 이길 자격 있었다...날 미워 말라"

  • 등록 2022-06-19 오후 3:12:07

    수정 2022-06-19 오후 3:14:57

이탈리아 매체 ‘가제타 델로 스포츠’에 20년 전 한일월드컵 이탈리아전 골든골을 터뜨린 안정환의 인터뷰가 실렸다 사진=가제타 델로 스포츠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2002년 한일월드컵 이탈리아와 16강전 ‘골든골’ 주인공 안정환(46)이 “한국은 이탈리아를 이길 자격이 충분히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나를 더이상 미워하지 마라”고도 당부했다.

안정환은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매체 ‘가제타 델로 스포츠’와 가진 인터뷰에서 20년 전 이탈리아전에 대한 기억을 떠올렸다.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끈 한국 축구대표팀은 2002년 6월 18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2 한일월드컵 16강전에서 이탈리아를 상대로 연장 접전 끝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골든골 제도가 존재했던 이 당시 경기에서 한국은 1-1 동점이던 후반 12분 골든골을 터뜨려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탈리아전 승리를 발판삼아 한국은 8강을 넘어 4강 신화까지 이뤘다,

반면 이탈리아는 당시 주심이었던 바이렌 모레노(에콰도르) 심판이 이탈리아 공격수 프렌체스코 토티를 퇴장시키는 등 편파판정을 일삼았으며 억울한 패배였음을 강조하고 있다.

안정환은 이에 대해 “지금까지도 심판 판정이 논란이 되고 있지만 우리는 항상 심판 결정을 존중해 왔다”며 “판정은 최종적이고 돌이킬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안정환은 이탈리아전에서 한국이 승리할 자격이 충분히 있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거스 히딩크 감독은 우리를 육체적, 정신적으로 강한 팀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누구도 무섭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모든 선수의 세세한 특징까지 분석할 정도로 이탈리아전 준비를 잘했다”고 설명했다.

안정환은 이탈리아를 무너뜨린 대가로 당시 월드컵 이후 소속팀 페루자에서 쫓겨나는 황당한 경험을 해야만 했다. 그때 루치아노 가우치 페루자 구단주는 “안정환이 월드컵에서 이탈리아 축구를 망쳤다”고 헐뜯었다.

이후 가우치 구단주의 아들인 알레산드로 가우치 부구단주가 나서 오해라고 해명에 나섰다. 하지만 결국 안정환은 비난을 이기지 못하고 마치 도망치듯 채 이탈리아를 떠나야 했다.

안정환은 “가우치 구단주가 더는 임금을 지불하지 않겠다고 했고, 내가 이탈리아 축구를 망쳤다고 비난하는 바람에 팀을 떠나야 했다”며 “하지만 후회는 없다”고 밝혔다.

안정환은 “이탈리아인들에게 부탁한다. 더는 나를 미워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그는 “나는 한국 선수로서 조국을 위해 뛰었고 누구에게도 상처주고 싶지 않았다”며 “나는 이탈리아에서 좋은 시간을 보냈고,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 이탈리아전은 골로 팬들 믿음에 보답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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