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경기, 고척 돔에 관한 몇 가지 이야기들

  • 등록 2015-11-04 오후 4:35:47

    수정 2015-11-04 오후 4:48:18

고척 스카이돔 전경
[고척돔=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고척 스카이돔 구장이 4일 한국과 쿠바의 슈퍼 시리즈로 야구장으로서 첫 발을 내딛었다. 한국 야구사에 기록될 첫 돔 구장. 기대와 설렘, 그리고 아쉬움이 모두 교차했다. 고척돔에 관련된 몇가지 이야기들을 정리해봤다.

▲뚜껑이 필요해

고척돔은 설계 과정에서 야구인들의 목소리가 잘 반영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덕아웃 위를 덮는 지붕이 없다는 점이다. 관중석에서 바로 선수들의 동선이 보인다는 점은 장점이 될 수 있지만 관중과 선수의 최소한의 경계는 있어야 한다고 야구인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4일 경기 전 만난 김인식 프리미어 12 대표팀 감독도 “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어떻게든 지붕 공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잘못하다 선수들이 라면 국물 뒤집어 쓰는 일이 생길수도 있다”는 농담으로 아쉬움을 대신했다.

▲공, 잘 보일까?

두 번째 궁금증은 선수들이 공을 잘 찾을 수 있을지에 모아졌다. 고척돔은 벽과 천장이 회색 혹은 흰색으로 꾸며져 있다. 공과 조명 속에서 헷갈리는 경우들이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우리 야구 선수들이 도쿄돔 구장을 처음 방문한 것은 지난 1991년 슈퍼 게임이었다. 당시에도 흰색 천장 때문에 플라이 타구를 처리하는데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25년이 지난 지금에도 같은 고민을 해야 한다는 건 아쉬운 대목이었다.

▲관중석, 줄여야 산다

김인식 감독은 관중석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관중석이 너무 길고 좁게 붙어 있어 이동이 불편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김 감독은 “가운데 앉은 사람이 화장실이라도 가려면 그 줄에 있는 사람들은 한꺼번에 모두 일어나야 하는 상황이 생길 듯 하다. 관중석을 좀 덜어내더라도 보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겨울 야구, 할 수 있다는 건 꿈 같은 일

대표팀은 가장 중요한 일본과 개막전을 삿포로 돔에서 치르게 된다. 돔 구장이 없었더라면 낯선 첫 경기를 낯선 구장에서 치러야 했을 터. 하지만 고척돔의 존재는 우리 선수들의 적응 훈련에 큰 힘이 될 수 있었다. 김 감독도 이 부분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김 감독은 “삿포로 돔과는 다른 분위기이기는 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돔 구장을 경험해 보고 개막전을 치를 수 있다는 건 다행스러운 일이다. 한국 야구가 중요한 한 발을 내딛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비거리? 고척돔은 딴 얘기

일반적으로 돔 구장은 비거리가 많이 나온다는 이론이 있다. 상층부 공기가 움직이며 외야로 타구를 멀리 보낸다는 것이다. 도쿄돔이 가장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고척돔은 예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구장 규모도 크지만 공기의 영향을 그다지 많이 받지 않는 듯 하다. 김인식 감독은 “문학에서 훈련할 때는 치면 넘어가는 느낌이었는데 역기 와서는 선수들의 타구가 그리 멀리 가지 않는 느낌이다. 도쿄돔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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