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순' 김윤철 감독 "현빈 캐릭터, 내가 봐도 너무해…대사 가능한 덜어내"

  • 등록 2024-09-05 오후 6:14:35

    수정 2024-09-05 오후 6:14:35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내 이름은 김삼순’ 김윤철 감독이 19년 만에 이 작품을 다시 작업하면서 현빈이 연기한 주인공 ‘현진헌’ 캐릭터에 대해 느낀 솔직한 생각과 편집 비화를 전했다.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웨이브 뉴클래식 프로젝트 ‘[감독판] 내 이름은 김삼순 2024(4K)’(이하 ‘김삼순 2024’) 기자간담회에는 김윤철 감독과 배우 김선아, 정려원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웨이브(Wavve)의 ‘뉴클래식(New Classic) 프로젝트’는 명작으로 회자되는 2000년대 대표 드라마를 2024년 버전으로 신작화하는 프로젝트다. 원작의 주요 스태프들이 직접 제작에 참여해 기존 퀄리티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현 시청 트렌드를 반영해 기존 16부작 버전의 드라마를 60분 분량의 6~8부작으로 재해석한 OTT 시리즈물 형태로 제공한다.

‘내 이름은 김삼순’이 프로젝트의 포문을 열 첫 주자로, 오는 6일(금) 공개를 앞두고 있다. ‘내 이름은 김삼순’은 김선아, 정려원을 비롯해 현빈, 다니엘 헤니까지 주요 배우들을 오늘날 톱배우 반열에 오르게 만든 드라마다. 드라마 풍년으로 불리던 2000년대 초반, 당대 여성 및 청년 시청자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아 안방극장에 로코 붐을 일으킨 대표 작품으로 꼽힌다. 방영 당시 5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김윤철 감독은 ‘김삼순 2024’를 새롭게 재구성하며 가장 많은 신경을 쓰고 염두에 뒀던 캐릭터가 이날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현빈이 연기한 ‘현진헌’ 캐릭터였다고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김윤철 감독이 5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2024’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배우 김선아와 정려원(오른쪽)이 5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2024’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뉴스1)
‘현진헌’ 캐릭터는 잘생긴 외모에 재벌급의 재력, 자신만만한 성격과 매력으로 방영 당시엔 ‘백마 탄 왕자’, ‘벤츠남’처럼 여겨지며 신드롬급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김삼순(김선아 분)과 유희진(정려원 분) 두 여자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 제멋대로에 모진 말로 상처를 주는 태도 등이 재조명되면서, 지금 시대에는 이른바 ‘쓰랑꾼’(쓰레기+사랑꾼)이란 수식어로 불리기에도 너무한 나쁜 남자란 반응이 이어진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요즘의 세대감과 비교해봤을 때 이 캐릭터를 (시청자들이) 보실 수 있을까, 조금 심하게 이야기하면 그렇게까지 생각했다. 그때야 재벌 캐릭터들이 많았고, ‘백마탄 왕자’, ‘나쁜남자’란 용어로 통용되면서 시청자분들이 그런 것들을 용인해주셨던 것 같다”며 “하지만 지금의 눈높이로 보면 제가 봐도 너무하단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최대한 현진헌 캐릭터가 갖고있는 태도나 화법, 살마을 대하는 자세 같은 것들이 지금의 시대 감각과 온전히 맞지 않단 생각을 한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최대한 서사를 방해하지 않는 범위, 신 내에서 현진헌의 컷이나 대사를 가능한 덜어낸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선아는 이에 대해 “현진헌이란 캐릭터가 조금 덜 성숙한, 좀 더 어린 삼순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정에 솔직하고, 사랑에 있어서 스스럼없이 솔직하게 다가가는 캐릭터가 삼순이인데, 현진헌이 두 여자 사이에서 갈팡질팡했던 것도 감정에 솔직했어서가 아닐까. 다만 미성숙한 부분 때문에 그 당시에도 시청자들에게 불편하게 만드는 요소가 분명히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김삼순을 연기했던 입장에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러면서 “진헌이는 어리고, 자기 감정에 너무 솔직해서 그렇다고 저는 해석을 했다. 그걸 상대가, 저희가 연애는 혼자 하는 게 아니다 보니 느껴지는 감정은 상대적일 것이라 생각한다”면서도, ‘2024년에도 삼순이로서 현진헌을 선택할 것인가’란 MC 박경림의 질문에 한숨으로 응답해 웃음을 유발했다. 그는 “물론 사랑은 항상 어렵다 생각하지만, 솔직히 좀 귀찮고 힘들 수 있겠단 생각이 든다”는 유쾌한 답변으로 답변을 마무리했다.

정려원 역시 “당시의 유희진은 상황의 변화와 상관없이, 예전 사랑의 기억을 그대로 되찾고 싶다는 생각에 갇혀 그렇게 싸웠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의 유희진이었다면, 현진헌을 잘 보내주지 않았을까. 삼순이에게 안전하게 잘 보내주지 않았을까 덜 싸우고 잘 보내줬을 것 같다”고 답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무려 19년 만에 새롭게 돌아온 ‘김삼순 2024’는 원작 영상을 기반으로 인공지능(AI)의 도움을 받아 4K로 업스케일링을 거쳐 총 8부작 OTT 시리즈로 재탄생했다. 오는 6일 웨이브를 통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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