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규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유일의 매치플레이 대회인 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총상금 8억원) 결승에서 중학교 동창 조우영(23)을 제압하고 우승했다.
김민규는 2일 충북 충주시 킹스데일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나흘째 결승에서 조우영과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매치 킹’으로 등극해 통산 2승을 달성했다. 2022년 코오롱 한국오픈에서 프로 첫 승을 차지한 이후 약 2년 만에 2승에 성공했다.
결승전 18홀 경기로 승부를 내지 못한 김민규는 18번홀(파5)에서 이어진 1차 연장에서 파로 비겼고, 같은 홀에서 진행된 2차 연장에서 버디를 잡아 파에 그친 조우영을 꺾고 우승했다. 결승전에서 10번홀까지 3홀 차로 뒤지다 경기 중반 이후 추격에 성공해 기어코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연장에서 승부를 뒤집어 ‘매치 킹’이 됐다.
2001년생 동갑내기인 김민규와 조우영은 안양 신성중학교를 함께 다닌 동창이다. 이때부터 차세대 한국 남자 골프를 이끌 기대주로 평가받았다.
9년 전 주니어 골프대회 우승을 합작했던 동창이 성인으로 성장해 프로 무대 결승에서 대결하는 훈훈한 승부였지만, 우승 경쟁은 양보가 없었다.
경기 초반엔 조우영이 3홀 차로 앞서 기선제압에 성공했으나 경기 중반부터 김민규가 추격에 나섰다. 10번홀까지 3홀 차로 뒤져 있던 김민규는 11번홀(파5)을 시작으로 12번(파4) 그리고 13번홀(파3)에서 연속으로 이겨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이후 한 홀씩 주고받으며 승부를 내지 못해 연장으로 이어졌고, 김민규가 2차 연장 끝에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우승상금은 1억6000만원이다.
김민규는 중학교 3학년 때 최연소 나이로 태극마크를 달았던 특급 유망주다. 중학교를 졸업한 뒤 고등학교로 진학하지 않고 유럽으로 나가 16세의 나이로 프로가 됐다. 하루라도 빨리 유명한 프로골퍼가 되고 싶다는 마음에서 결정한 일이다.
유럽과 아시안 투어에서 활동하던 김민규는 코로나19가 확산하자 2020년 KPGA 투어로 무대를 옮겼다. 처음엔 출전 시드가 없어 예선을 거치거나 추천을 받아 참가해 상금랭킹 22위로 출전권을 획득했다.
KPGA 투어에 정착한 김민규는 2년 넘게 우승 갈증에 시달렸다. 2020년 군산CC오픈과 KPGA 오픈 연속 준우승에 2021년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그리고 2022년 우리금융 챔피언십까지 4차례 준우승한 뒤 그해 6월 코오롱 한국오픈에서 처음으로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후 우승 침묵에 빠진 김민규는 이번 대회에서 2년 가까이 이어온 갈증을 씻어냈다.
3,4위 전에선 최승빈과 박준섭이 비겨 공동 3위에 올랐고, 엄재웅 5위, 강태영 6위, 전가람 7위, 김종학 8위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