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도헌 삼성화재 감독 "삼성화재는 보이지 않는 힘 있어"

  • 등록 2015-09-18 오후 3:46:24

    수정 2015-09-18 오후 3:46:24

임도헌 삼성화재 신임 감독.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새롭게 삼성화재의 지휘봉을 잡은 임도헌(43) 감독이 ‘배구명가’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지나 17일부터 일본 시즈오카에서 전지훈련 중인 임 감독은 삼성화재가 지난 시즌보다 선수 구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았다. 스스로 대한항공, 현대캐피탈, OK저축인행을 ‘3강’으로 지목했다.

그러면서도 삼성화재가 결코 쉽게 무너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 강조했다.

임 감독은 “황동일이 군 입대했지만 이들이 없다고 없다고 무조건 지는 것도 아니다”라며 “선수단이 잘 단합하면 결코 크게 뒤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 선수들은 팀에 대한 자부심도 있다. 또 팀 문화 등 보이지 않는 힘이 있다. 명문팀은 1년 잘했다고 만들어지진 않는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음은 임도헌 신임 삼성화재 감독과의 일문일답.

-지난 4개월 간 훈련은 어땠나

▲오직 훈련만 많이 했다. 팀의 리더가 바뀌면 약간 공백이 있는데 이를 최소화 시키려 노력했다. 초반에 잘하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지휘봉을 잡은 지 4개월이 지났다.

▲시간이 금방 가더라. 시즌을 앞두면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된다. 이제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다고 하는데 쉽게 잘 안 이뤄진다. 조금씩 더 채워나가는 기간이다.

-처음에 감독을 맡으라는 얘기듣고 어땠나.

▲그때가 오히려 더 담담했다. 언젠가는 구단에서 감독을 시켜주면 할 것이라 생각하고 준비했다. 막상 10년간 몸담은 익숙한 팀에서 지휘봉을 잡게 되니 그냥 별 생각 없이 ‘올 게 왔구나’ 라고 생각했다.

-10년 간 코치 생활을 한 팀이라 익숙할 것 같다.

▲선수 개인적 특성이나 성향, 팀 분위기 등 측면에서 많이 알고 있다. 그래서 불편함은 없다. 아무래도 신치용 단장님이 이전에 팀을 이끌어 온 스타일에서 큰 변화는 없다. 그래도 선수들은 뭔가 동요는 조금 있을 수도 있다. 그래서 훈련을 많이 했다.

-신치용 단장이 가끔씩 조언을 해주는가.

▲아니다. 평소 현장에 별로 간섭을 안 하는 스타일이다. 관중석에서 2~3세트 정도 보고 그냥 가신다. 지금까지 크게 얘기 안 하신다. 크게 아니다 싶으면 한 말씀 해주시지 않을까?.”

-오히려 한 수 조언 해줬으면 하는 바람은 없나.

▲신치용 감독님은 워낙 성실하고 매사에 철두철미하다. 밑에 있으면 닮는다고 하지 않나. 10년이나 같이 했다. 나도 모르게 신 단장님이 했던 행동을 할 때도 있다. (예를 들면) 연습 때 선수들에게 강하게 지도한다. 그래야 나중에 흔들림이 없으니까.

-중계 때 선수들을 다그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겠다.

▲시합 때는 안 그려려고 한다. 경기 중에 선수들을 강하게 질책하더라도 크게 바뀔 게 없다. 이미 연습 때 모두 준비하며 베스트 상태를 맞췄을 거 아닌가. 경기 중에 부족한 점이 나온다면 선수들이 잠시 잊고 있는 것이다. 그럴 때 안 되는 부분이나 정신적 측면에 대해 조언할 것이다. 만약 작전 타임 때 더 큰 소리 치면 선수들이 위축될 것 같다. 반대로 연습 때도 승리하면 선수들에게 더 지적한다. 선수들이 받아들이기 쉽다.

-제일 많이 받는 질문일 것 같은데, 부담감이 클 것 같다.

▲그렇다. 이전까지 워낙 잘했으니까. 항상 정상에 있으니까 유지한다는 게 힘들지 않나. 그래도 덤덤하게 받아들였다. 코치 생활을 하면서 감독직을 맡게 되면 필연, 운명이다고 생각했다. 좋은 성적을 내는 게 감독의 임무가 아닌가 싶다. 어느 감독이든 부담감을 안고 있다. 다만 많고 적고의 차이일 뿐이다. 객관적으로 볼때 내가 좀 더 부담감이 많을 뿐이다.“

-배구 다운 배구 못 보여줘서 죄송하다고 했다.

▲코보컵 시작 전에 많은 기대를 했다. 그런데 첫 경기 때 이겼지만 너무 못하더라. 어찌보면 상대팀에는 미안한 얘기지만…팬들은 돈을 내고 경기를 보러 오는 거 아닌가. 이에 걸맞는 경기력을 보여줄 책임이 있다. 상대가 잘 해서 졌다면 괜찮지만, 우리가 배구 답지 못한 배구를 하면 창피한 것이다. 선수들한테도 ‘창피한 배구를 해선 안 된다고’고 얘기한다.

-코치 시절과 달라진 점은.

▲전체적인 부분을 많이 봐야 한다. 코치 때는 선수 개개인 기량 발전이나 감독이 원하는 스타일의 지도를 했다면, 이젠 ‘어떻게 해야 팀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나’라고 많이 생각한다. 엔트리 구성을 놓고 밤새 고민했다. 이게 진짜 중요하다. 선수의 컨디션과 노력, 팀 전력 등을 고려해 당일 경기만 아니라 다음, 그 다음 경기까지 내다 봐서 엔트리를 구성해야 한다. 감독은 선수가 열심히 할 수 있도록 자극을 주고, 모든 결정에 대한 책임을 져야하는 자리인 것 같다.

-비슷한 연령대의 감독이 많은데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다들 선후배로 지냈다. 아무래도 ‘잘해야 된다’는 자극이 된다. 좀 더 경쟁심도 갖게 되고. 밖에선 친한 사이지만 경기에선 이기도록 해야된다. 그게 서로에 대한 존중 아닐까?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은 대학 후배,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대표팀에서 룸메이트로 지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내가 코치 때 선수로 활약했고, 강성형 KB손해보험 감독과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은 대표팀에서 함께 뛰었다. 아무래도 좋은 이슈거리가 될 것이다. 그래도 경기 내용이 좋아야 한다. 가령 팬들이 1000원을 내고 입장했다면 1100원치의 경기력을 선보여야 한다. 그래야 다시 경기장을 찾는다. 900원에 해당하는 경기력을 한다면 다시 안 오지 않겠나. 팬들께서 ‘투지 있다’, ‘대단하다’라고 하시게끔 하겠다. 그런 걸 보기 원하시고 이를 통해 감동을 받는거다.

-임도헌 감독의 배구 색깔은?

▲”아무래도 선수 시절 색깔을 갖게 된다. 나는 현역 때 투지 있고, 포기하지 않는 스타일이었다. 상대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면서 ‘잘한다’ ‘정말 열심히 한다’는 팀이 됐으면 좋겠다. 그럼 좋은 결과가 따라오지 않을까. 배구는 팀 스포츠이다 보니 누군가는 빛을 보고 또 누군가는 희생해야 한다. 그런 부분을 서로 이해하며 함께 가는 게 좋을 것 같다. 요즘 선수들을 보면 과한 액션이 나온다. 가령 공을 잡으려고 최선을 다했는데 아깝게 놓치고선 ‘미안하다’는 제스처를 취한다. 열심히 했다면 ‘내 실수다’고 할 필요없다. 말은 말이 필요없다.“

-선수층이 두텁진 않다.

▲지난 시즌보다 선수 구성은 떨어진다. 박철우와 황동일이 군 입대했다. 이들이 있다고 무조건 이기는 것도 아니고, 없다고 무조건 지는 것도 아니다. 선수단이 잘 단합하면 결코 크게 뒤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 선수들은 팀에 대한 자부심도 있다. 또 팀 문화 등 보이지 않는 힘이 있다. 명문팀은 1년 잘했다고 만들어지진 않는다.“

-지난 4개월 간 훈련은 어땠나

▲오직 훈련만 많이 했다. 팀의 리더가 바뀌면 약간 공백이 있는데 이를 최소화 시키려 노력했다. 초반에 잘하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컵 대회를 마친 소회는. 또 보완점은.

▲”컵 대회에선 선수 기량 체크에 중점을 뒀다. 선수 기용 등에서 내가 빠른 결단을 내릴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전지훈련은 선택과 집중이다. 베스트 멤버를 정하고 팀웍을 최종 점검해야 한다. 전지훈련에서 교류팀 도레이 애로우스와 5경기를 갖는다. 어느 정도 윤곽은 있는데 이를 통해 베스트 멤버를 정할 계획이다.

-이번 시즌 키플레이어는?

▲라이트랑, 수비형 레프트가 중요하다. 레프트에서 류윤식과 고준용, 고현우. 세 명이 잘해주면 쉽게 안 지는 팀이 될 것이다.“

-라이트는.

▲컵 대회에선 연습 때 좋은 모습을 보인 김명진에게 기회를 많이 줬다. 군 제대 한 최귀엽도 컨디션이 많이 올라왔다. 지금까지는 경쟁을 시켰다. 스타일이 딱 반대다. 명진이는 백어택이 좋고, 귀엽이는 전위에서 세트 플레이에 능하다. 결정을 내려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나머지 자리도 컨디션에 따라 1~2명은 바뀔 수 있을 것이다.

-최태웅 감독은 최근 전지훈련에서 삼성화재와 OK저축은행을 우승 후보로 꼽았다.

▲에이(웃음)~ 대한항공이 제일 낫다. 대한항공은 곽승석, 김학민, 신영수, 한선수, 최부식, 진상헌, 전진용 등이 있다. 그만큼 선수층이 탄탄한다. 현대캐피탈도 문성민, 까메호, 최민호, 신영석, 여오현 등이 있다. OK저축은행도 마찬가지로 좋다. 이들 세 팀이 3강이고, 나머지는 4중으로 봐야할 것 같다.

-삼성은 왜 중위권으로 분류하나.

▲우리 선수 구성이 탄탄하진 않다. 다만 훈련을 어떻게 하고, 조직력을 갖추느냐가 중요하다.

-이제 챔피언이 아닌 도전자 입장인데.



”목표는 우승이다. 선수들이 시즌 끝날 때까지 안 다쳤으면 한다. 팀이 어려울 때도 꾸준하게 한 팀이 되어서 좋은 팀웍으로 시즌을 마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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