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새러 머리 단일팀 감독과 박종아, 신소정, 랜디 희수 그리핀, 박윤정(영어명 마리사 브랜트)은 21일 강릉 올림픽파크 내 코리아하우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26일간 단일팀으로 함께 한 소감을 솔직히 털어놓았다.
머리 감독은 “그동안 3주 동안 열심히 했다”며 “남북 단일팀 선수들은 같은 언어를 쓰고 같은 모습이다. 앞으로도 긍정적으로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골리 신소정은 “처음 단일팀을 결성한다고 했을 때 당황했던 것은 사실이다”며 “하지만 바뀔 수 없다면 휘둘리지 말고 훈련만 열심히 하자고 생각했다. 같이 운동하면서 남측이나 북측이다 느끼지 못했다. 한 팀으로서 열심히 했다”고 밝혔다.
어릴 때 미국으로 입양된 뒤 아이스하키를 위해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박윤정도 단일팀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윤정은 “그전까지는 한국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한국에 와서 좋아하는 스포츠를 하게 돼 기뻤다”며 “단일팀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 조금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선수들을 만나고 소통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좋은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새러 머리 감독은 백지선 남자대표팀 감독과 함께 재계약을 제의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로선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까지 대표팀을 이끌 가능성이 크다.
머리 감독은 “2년 재계약 제안을 들었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우리는 올림픽 이후 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해야 한다. 또한 베이징 올림픽에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단일팀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그동안 단일팀의 여정을 돌아본다면 어떤 기분인가.
▲(새러 머리 감독) 그동안 3주 동안 열심히 했다. 모처럼 휴식을 갖고 오늘 남북 선수들이 점심식사를 했다. 서로 얘기를 많이 나눴다. 북한 선수 가운데 경기에 뛰지 못한 선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도 우리 팀에서 배우려는 노력을 많이 했다. 오늘 그런 경험에 대해 함께 얘기를 나눴다.
-앞으로도 단일팀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는가,
▲(새러 머리 감독)바비큐로 점심을 먹으면서 특별한 경험에 대해 얘기를 많이 나눴다. 남북 단일팀 선수들은 같은 언어를 쓰고 같은 모습이다. 앞으로도 긍정적으로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
-단일팀에 대해 젊은 세대는 반대 여론도 많았다. 실전에선 감동스런 모습을 보여줬는데 북한이나 통일에 대한 생각이 바뀐 게 있나.
▲(신소정)처음 단일팀을 결성한다고 했을 때 당황했던 것은 사실이다. 바뀔 수 없다면 휘둘리지 말고 훈련을 열심히 하자고 생각했다. 같이 운동하면서 남측, 북측을 느끼지 못했다. 한 팀으로서 열심히 하려고 했다.
▲(박종아) 처음에는 많이 당황스러웠지만 같이 운동하고 함께 얘기하다 보니 정이 많이 들었다. (남과 북을 생각하지 않고)그냥 사람 대 사람으로 지낸 것 같다.
▲(박윤정)그렇다. 어릴 적 떠났던 조국으로 돌아와 조국을 대표한다는 것이 내게는 특별한 일이었다. 단일팀에서 생활하면서 아이스하키 이상의 뭔가를 느꼈다. 단일팀의 발걸음을 통해 뭔가 더 큰 것을 이뤘으면 하는 바람이다.
-새러 머리 감독은 재계약 얘기가 나오는데 다음 올림픽에도 단일팀을 맡고 싶은 생각이 있는가.
▲(새러 머리 감독)2년 재계약 제안을 들었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우리는 올림픽 이후 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해야 한다. 또한 베이징 올림픽에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우리의 좌우명은 ‘컨트롤 할 수 있는 부분만 생각하고 진행하자’는 것이다. 북측 선수가 배우려는 노력이나 태도는 좋지만 단일팀 구성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상황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다.
-박윤정과 랜디 희수 그리핀은 미국의 부모님이 한국에 왔다. 어떻게 지냈나.
▲(랜디 희수 그리핀) 부모님과 조부모님이 오셔서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봤다. 부모님이 직접 보고 있다는 것은 내게 큰 동기부여가 됐다. 팀 일정 때문에 많은 것을 함께 하진 못했다. 그래도 짧게나마 맛있는 음식을 먹었고 카페에 가서 재밌는 시간을 보냈다.
(박윤정) 부모님에게 나의 조국을 보여준 것은 특별한 경험이었다. 휴식일이 없어서 많은 시간을 보내지는 못했다. 미국 대표인 동생 한나의 경기도 보면서 가족들과 만날 수 있었다. 가족들이 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계속 머물 예정이다.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면서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마지막 경기 이후에도 북한 선수들을 계속 훈련 시킬 예정이라고 했다. 그것이 어떤 의미인가.
▲(새러 머리 감독)관동하키센터는 안타깝게도 문을 닫고 아이스를 이용할 수 없다 그래서 코칭 스태프와 상의해 비디오 미팅을 하면서 남을 일정 동안 많은 가르침을 줄 예정이다.
-혹시 북한 선수들에게 줄 선물을 생각한 것이 있나.
▲(박종아)아직 선물을 생각해보지 못했다. 어제 시합이 끝나서 그 부분을 생각하지 못했다.
(박윤정)아직 생각하지 못했다. 다만 함께 경기를 치른 추억만으로도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
(신소정)어떤 선수는 사진을 찍어 출력해서 준 선수도 있고 편지를 쓴 선수도 있는 것 같다. 폐막식까지 추억을 많이 쌓고 싶다.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을 하나씩만 말한다면..
▲(박종아)우리가 한 팀으로 첫 경기를 치를 때였다. 올림픽 경기보다 인천에서 스웨덴과 가졌던 평가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랜디 희수 그리핀)북측 선수들이 맥도날드에서 맥플러리를 먹는거 보면서 함께 웃었다. 같이 맥플러리를 먹었던 기억이 있다.
(박윤정)첫 번째 휴식일 때 해변에 가서 새러 머리 감독을 같이 물에 빠뜨리려고 했다. 이후 카페에서 많은 대화를 나눈 것도 서로에 대해 알게 되는데 도움이 됐다.
(신소정)진천선수촌에서 같이 섞어서 밥을 먹었을 때가 기억난다. 남자친구가 있는지 등등 보통 여학생들처럼 여러 가지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한국으로 귀화해 국가대표가 됐던 경험이 어땠나.
▲(랜디 희수 그리핀)어머니가 한국인이다. 어머니의 나라를 대표한다는 마음이 가치 있었던 시간이었다. 단일팀은 선수들이 컨트롤 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우리 팀에게는 도전이었다. 잘 마무리돼 다행이라 생각한다.
(박윤정)한국에서 태어났지만 바로 입양돼 계속 미국에서 살았다. 한국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한국에 와서 좋아하는 스포츠를 하게 돼 기뻤다. 단일팀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 조금 혼란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선수들 만나고 소통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좋은 경험이었다.
-북측의 박철호 감독은 어떤 사람이었나.
▲(새러 머리 감독) 매우 좋은 사람이다. 개회식 때 함께 손을 잡고 입장했다. 박철호 감독이 없었다면 정말 힘들었을 것이다. 어떤 결정이든 잘 받아줬다. 선수교체나 라인 등 모든 부분을 잘 받아줬다.
-대회 끝나면 그동안 먹지 못한 맥도날드로 달려가겠다고 했는데 정말 그랬나. 대회가 다 끝나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
▲(박종아)어제 시합이 끝나고 맥도날드를 먹었다. 휴가 기간 동안 지금까지 못해본 것을 하고 싶다. 집에서 누워서 TV를 보고 친구들이랑 놀러다니고 싶다.
(신소정)저녁에 달려가서 빅맥이랑 프렌치프라이를 너무 맛있게 흡입했다. 스노보드 타는 것을 좋아하는데 올림픽 위해 손도 대지 않았다. 곧바로 스키장으로 가서 보드를 탈 생각이다.
(랜디 희수 그리핀)식당에 가서 맥도날드를 종류별로 다 사 먹었다. 일단 2주 동안 학업에 전념하고 논문에 집중하겠다. 이후 세계선수권을 위해 훈련에 돌입할 것이다.
(박윤정)맥도날드에 가서 맛있게 먹었다. 2주 동안 남편과 시간을 보내고 세계선수권에 집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