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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한(34)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데뷔 15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한 뒤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이대한은 10일 제주 서귀포시의 사이프러스 골프 앤 리조트(파71)에서 열린 KPGA 투어 2024시즌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11억원) 마지막 4라운드에서 5타를 줄여 최종 합계 18언더파 266타를 기록하고 정상에 올랐다.
2010년 KPGA 투어에 데뷔한 이대한은 데뷔 15년 만에 감격스러운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대한은 2010년 KPGA 투어 시드를 지키지 못하고 일본, 중국 투어를 전전했고 군 복무 때문에 7년 동안 KPGA 투어에 공백을 가졌다. 2017년 KPGA 2부투어에서 뛰며 상금왕에 올라 이듬해 8년 만에 KPGA 투어에 복귀했지만 시드를 지키지 못하는 등 부진이 이어졌다. 그해 퀄리파잉 토너먼트(QT)에서 수석 합격을 차지한 그는 2019년부터 매해 시드를 지키며 KPGA 투어에서 활동했다.
그러나 우승이 없는 건 물론이고 지난해까지 상금랭킹 50위 이내에 진입해본 적이 없을 정도로 무명 시절이 길었다. 안정적인 성적으로 활동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앞서 제67회 KPGA 선수권대회 준우승, 지난 3일 동아회원권그룹 오픈 공동 4위를 기록하는 등 최고의 활약을 펼친 끝에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했다.
이날 첫 우승까지 가는 길이 쉽지도 않았다. 올해 KPGA 투어를 평정한 장유빈(22)과의 매치플레이처럼 경기가 흘렀다. 전반 9개 홀에서는 이대한이 타수를 줄이지 못한 사이 장유빈이 3타를 줄이면서 장유빈이 쉽게 우승을 따낼 것처럼 보였다. 이대한은 후반 홀 뒷심이 돋보였다. 이대한은 후반 9개 홀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았고, 장유빈은 15번홀(파4)과 18번홀(파4)에서 결정적인 실수로 더블보기를 범했다.
이대한은 “오히려 장유빈 선수가 워낙 잘해서 긴장을 안하다가 15번홀에서 장유빈 선수의 큰 실수가 나오면서 긴장이 됐다”며 “18번홀 그린에 올라와서 리더보드를 보고 우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대한은 이날 캐디를 맡은 아버지 이찬식 씨(61)에게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신처럼 우승이 없는 선수들이 자신을 보고 희망을 얻기를 바랐다. 이대한은 “저는 거리가 많이 나는 편도 아니고 평범한 플레이를 한다. 계속 버티다 보면 할 수 있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저도 했으니까 열심히 하는 선수는 누구에게나 다 기회가 있고 우승할 거라고 응원해주고 싶어”고 말했다.
이대한은 “저 말고 다른 선수들은 다 우승한 것 같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다녔다. 이제 자신감을 많이 얻어서 내년에도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우승으로 시드 확보를 해놔서 겨울을 편하게 보낼 것 같다”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한편 대회를 개최한 사이프러스 골프장 측은 이대한에게 명예 회원증도 증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