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경기 여주시 블루헤런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메이저 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 사흘째 3라운드. 김수지는 본선 진출자들이 본격적인 순위 싸움에 들어가는 무빙데이에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대기록을 썼다. 보기 없이 버디만 8개 골라내며 8언더파 64타를 쳐 사흘 합계 4언더파 212타를 기록해 리더보드 맨 위에 이름을 올렸다. 8언더파는 2012년 이민영이 기록한 코스레코드와 타이기록이다.
말 그대로 치면 붙고, 굴리면 들어갔다. 신호탄이 된 것은 2번홀(파3)이다. 150야드 거리에서 친 티샷을 홀 1.5m에 붙인 뒤 실수 없이 퍼트를 넣었다. 이어 3번홀(파4)에선 10m가 넘는 먼 거리 버디 퍼트를 홀에 꽂았다. 기록표 상에는 11m가 넘었다. 7번홀(파5)에선 약 7m, 이어 9번홀(파4)에선 6m의 쉽지 않은 버디 퍼트를 모두 홀에 넣어 선수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후반에도 김수지의 정교한 샷과 신들린 퍼트감은 계속됐다. 10번홀(파5)에선 112야드 지점에서 친 세 번째 샷을 홀 1.5m에 붙여 1타를 더 줄였고, 14번홀(파4)에서도 157야드 지점에서 아이언으로 친 공을 홀 1m에 붙여 버디를 추가했다. 두 번 모두 정교한 샷이 돋보였다.
기세가 오른 김수지는 15번홀(파4)에선 약 5.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넣어 이번 대회 들어 처음으로 리더보드 맨 위에 자리했다. 선두를 달리던 윤이나는 후반 들어 샷 난조에 퍼트 실수까지 나오면서 보기만 3개 적어내 선두를 내줬다.
2021년 이 대회에서 처음 KLPGA 메이저 우승을 차지한 김수지는 3년 만에 타이틀 탈환의 기대를 부풀렸다. 이 대회에서 2번 이상 우승한 선수는 고진영(2016, 2019년)과 강수연(2000, 2001, 2002년) 2명이다.
김수지는 “경기가 너무 잘 풀려서 행복하게 마무리했다. 생각한 대로 모든 게 잘 됐다”라고 이날 경기를 돌아본 뒤 “메이저 대회라 코스가 어렵게 세팅이 되면서 선수들이 힘들어 하긴 하지만, 난도에 맞춰 좋은 경기를 해야 하는 것이 선수가 해야 할 일이다. 작년에도 마지막 날 챔피언 조에서 출발했고 내일도 그럴 것 같은데 오늘처럼 한 타 한 타 잘 치겠다. 관건은 티샷이 될 거 같다”라고 각오와 전략을 밝혔다.
윤이나는 전반에는 버디 3개에 보기 1개를 묶어 2언더파를 쳐 경기 중반 한때 3타 차 단독 선두로 앞서 갔으나 후반에 버디 없이 보기만 3개 쏟아내면서 김수지에 선두를 내주고 3타 차 2위로 마지막 날 우승 경쟁에 나선다. 윤이나는 현재의 순위만 지켜도 상금과 대상 경쟁에서 모두 1위로 올라선다.
2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린 황유민은 이날만 6오버파 78타를 쳐 중간합계 1오버파 217타를 기록해 3위로 밀려났고, 1라운드 선두였던 박도영은 중간합계 3오버파 219타를 쳐 4위로 뒷걸음쳤다.
박민지와 전예성, 최예림이 나란히 4언더파 202타를 쳐 공동 5위로 최종일 경기에 나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