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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3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⅔이닝 동안 무실점 역투해 시즌 8승째를 챙겼다.
이날 승리로 내셔널리그 다승 단독 선두로 올라섰고 평균자책점을 1.65에서 1.48로 더 낮춰 양대리그 1위 자리를 계속 지켰다. 규정 이닝을 채운 메이저리그 투수 가운데 1점대 평균자책점은 류현진이 유일하다. 지금 페이스라면 내셔널리그 5월 ‘이 달 투수상’은 물론 올스타전 선발 등판도 충분히 기대해볼만 하다.
류현진은 경기 후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오늘 체인지업을 많이 던졌다. 자신 있었고 제구도 잘됐다”며 “어느 상황에서도 생각대로 던질 수 있었다. 컨디션도 좋고 잘 되다 보니까 좋은 쪽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체인지업에 대해선 “올시즌 가장 좋았다”고 높이 평가했다.
2회초 실점 위기를 넘긴 상황에 대해 류현진은 “주자가 2루에 있으면 안타 하나라도 실점하니까 좀 더 집중했던 것 같다”며 “좌타자를 잘 처리하다 보니까 이후엔 좀 편해졌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류현진은 아직 5월이 지나지 않았는데 이미 8승을 거뒀다. 본인도 이같은 상황이 믿어지지 않는 듯 했다. 그는 “지금 이상하게 잘 되고 있다. 생각했던 것보다 굉장히 빨리 진행되고 있다”며 “좋은 징조라 생각한다. 안 아프다는 전제로 그런 수치(20승)를 생각했는데 잘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메츠 타선을 상대로 특별하게 준비하진 않았고 항상 준비하는 대로 충분한 시간을 갖고 분석해서 그대로 갔다”고 밝힌 류현진은 몸관리에 대해서도 “특별한 건 없다. 지금 계속 좋아서 하던 방식으로 진행하고, 특별히 더 신경 쓰는 것은 없다”고 담담히 전했다.
하지만 올스타전 출전 등 다른 목표에 대해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올스타전까지는)한 달도 더 남았다”고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한 기자가 ‘타석에서 언제 홈런 칠 거냐’는 장난스러운 질문을 하자 류현진은 “쉿!”이라며 손가락을 입에 갖다 댄 뒤 “우선 안타부터 치겠다”고 재밌게 맞받아쳐 웃음을 자아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우리 팀은 오늘 잔루가 많았지만, 류현진은 자신 특유의 볼을 정말 잘 던졌다”라면서 “(메츠 투수) 제이슨 바르가스의 공에 우리 타선이 점수를 못 만들어 류현진을 필요로 했고, 그는 다시 한번 부름에 응답했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은 완급조절, 모든 (스트라이크) 존의 활용, 소프트 콘택트(강하게 맞지 않는 것)를 유도하는 실행 능력을 보여준다”면서 “무릇 메이저리그 투수라면 다들 주무기는 하나씩 있지만 상대팀도 그걸 안다. 류현진은 그런 상황에서 헛스윙을 만들어내고, 타격 존 아래로 던질 수 있는 엘리트”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