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우울증·화병에 앓아누워…초심 찾고 다시 음악" [인터뷰]

  • 등록 2020-07-02 오후 7:11:49

    수정 2020-07-02 오후 7:24:28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지금으로부터 약 1년 반 전 래퍼 산이는 온라인상 이슈메이커였다. 당시 산이는 극단적 성향의 일부 남성 혐오 커뮤니티 회원들과 벌인 설전, 관련 내용을 짜깁기 보도해 자신을 여성 혐오 래퍼로 몰아붙인 일부 매체를 향한 저격송 발표 등으로 바람 잘 날 없는 나날을 보냈다.

1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소속사 세임사이드컴퍼니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한 산이는 지난날을 돌아보며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길”이라고 말했다.

“데뷔 이후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큰 고비였어요. 그전까지 산이 하면 좋은 이미지였는데 그런 쪽으로 간 건 처음이었고 일이 되게 커졌으니까요. 그 이후로 3~4개월을 앓아누웠어요. 몸이 아프기 시작하더니 회복이 안 되고, 그런 시간이 길어지니까 멘탈이 망가지더라고요. 우울증, 화병, 조현병이 한꺼번에 왔다고 해야 하나. 그러다 보니 결국엔 고꾸라지게 되더라고요.”

산이는 지난해 7월 발표한 싱글 수록곡 ‘85년생 정산’에 그때 그 일들에 대한 소회를 녹여냈다. 해당 곡의 주요 가사 내용은 이랬다.

‘사실 아팠어 최근 몇 달 동안 / 혹시 봤어 몇 달 전 오해와 논란 / You know what happened 회사도 나오고 뉴스도 나오고 센 척하며 괜찮은 척했다만 / 근데 갑자기 어느 날 몸이 fell down…’ ‘공연도 막 줄구 모두 날 미워하는 것 같아 심지어 기자 방송국마저 / 맞어 나도 이런 내가 싫은데 누가 날 좋아하겠어 / 다시 사랑받는 음악 할 수 있을까…’

산이는 꽤 오랜 시간 앓아누웠다가 다시 기운을 차린 뒤 집에 틀어박혀 음악 작업만 했다고 밝혔다. 그는 “결과적으로 그 일은 저에게 큰 전환점이 됐다”면서 “‘음악으로 사람들을 기분 좋게 해주는 뮤지션이 되자’는 초심을 다시 찾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예전처럼 고집부리지 않고 지혜롭게 앞을 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주위 분들에게 조언도 많이 얻고 있고요.”

어둠의 터널에서 빠져나온 산이의 음악은 다시 밝아졌다. 산이는 최근 말랑말랑한 ‘이지 리스닝 랩송’으로 가득 채운 새 EP ‘룩! 왓 해픈드 투 러브?!’(Look! What Happened To Love?)를 발매, ‘아는사람 얘기’, ‘한여름밤의 꿀’, ‘미 유’(Me You) 등의 곡으로 인기를 끈 ‘발라드 랩송 선구자’ 면모를 오랜만에 보여줬다.

“누구나 한 번쯤은 겪었을 법한 사랑 이야기를 주제로 한 곡들이 담겼어요. 좋아하는 누군가를 멀리서만 바라보다가 사랑하게 되고, 그러다가 권태기를 느끼고 헤어진 뒤 후회하는 흐름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앨범이죠.”

산이가 스토리텔링 기법을 활용한 앨범을 선보인 건 2013년 EP ‘낫 베이스드 온 더 트루 스토리’(Not Based On The True Story) 발매 이후 7년여 만이다. ‘시리즈 앨범을 제작해달라’는 한 팬의 말에 자극을 받아 이번 앨범을 기획하게 되었다는 산이는 “파트1 이후 이야기를 담은 ‘룩! 왓 해픈드 투 러브?!’ 파트2 앨범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트1이 후회의 감정을 담은 노래로 끝나잖아요. 아마 파트2는 헤어졌던 연인과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담은 곡으로 시작될 거예요. 결과적으로는 해피엔딩으로 이야기가 마무리 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고요.”

안타깝게도 산이의 앨범 댓글란에는 여전히 음악에 대한 이야기보다 남녀갈등을 주제로 한 이야기가 훨씬 많다. 산이는 “음악에 대한 피드백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90%가 음악과는 별개인 내용이라 아쉽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꾸준하게 좋은 곡을 들려줘서 자연스럽게 꼬리표를 떼어내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라며 “앞으로 완성도 높은 앨범 단위 결과물을 꾸준히 내놓을 계획”이라고 했다. 음원차트에서 다시 존재감을 발휘해보고 싶다는 소망도 밝혔다.

“한 번쯤은 차트에서 높은 위치에 올라봤으면 좋겠어요. 두 번은 바라지도 않아요. (미소). 알아주고 들어주는 분들이 아직 계시는구나 라는 걸 스스로 느끼고 싶은 마음에서요. 물론 성적이 좋으면 좋겠지만 그와 별개로 음악은 꾸준히 열심히 해나가려고 해요. 그동안 제가 받아야 하는 사랑보다 과분한 사랑을 받아왔으니 좋은 음악으로 보답해 드리고 싶어요.”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바이든, 아기를 '왕~'
  • 벤틀리의 귀환
  • 방부제 미모
  • '열애' 인정 후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