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후손' 허미미, 메달 걸고 5대조 할아버지 기적비 찾는다

  • 등록 2024-08-05 오후 7:57:44

    수정 2024-08-05 오후 7:57:44

유도 대표팀 허미미가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2개의 메달을 들어 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한국 여자 유도의 새 에이스 허미미(경북체육회)가 2024 파리올림픽에 획득한 2개의 메달을 목에 걸고 5대조 할아버지의 추모기적비를 찾는다.

5일 파리올림픽 일정을 끝내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허미미는 “올림픽 메달을 따면 5대조(현조) 할아버지께 보여 드리고 싶었다”라며 “내일 참배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일본에서 태어나 자랐다. 유도를 시작한 곳도 일본이고 유도 선수로 꽃을 피우기 시작하며 이름을 알린 곳도 일본이다. 그러나 허미미는 2021년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선수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는 할머니의 유언에 따랐다.

한국으로 온 허미미는 경북체육회 입단 과정에서 자신이 독립운동가 허석(1857~1920) 지사의 5대손임을 알게 됐다.

허석 지사는 일제강점기 당시 항일 격문을 붙이다가 옥고를 치렀고, 1991년 건국훈장 애국장에 추서됐다. 기적비는 대구광역시 군위군에 있다.

파리올림픽에 나가면서 허미미의 출생과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라는 사실은 다시 한번 주목받았고, 메달을 획득하면서 더욱 관심을 받았다.

허미미는 “(할머니의 뜻을 따라) 한국 선택을 잘한 것 같다”며 “아쉽게 은메달을 땄지만, 할머니 생각이 많이 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올림픽 기간 한국 국가대표로 경기에 나가서 행복함을 느꼈다”며 “다음 올림픽까지 더 열심히 하고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허미미는 파리올림픽 유도 여자 57kg급 결승에서 캐나다 국적의 크리스타 데구치를 상대해 연장 끝에 석연찮은 반칙패로 금메달을 놓쳐 아쉬움이 컸다. 그 뒤 혼성단체전에 나서 동메달을 합작했다.

허미미는 “금메달을 못 따서 아쉬웠지만, 올림픽 결승전에 진출한 것만으로도 행복했다”라며 “다음 대회 때는 꼭 더 좋은 성적을 올리겠다”고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을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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