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운딩? 아니죠, 라운드? 맞습니다"…골프용어 이것만은 고쳐쓰자

  • 등록 2014-05-29 오후 5:32:12

    수정 2014-05-29 오후 5:32:12

[이데일리 김인오 기자] “이번 주말 ‘라운딩’을 잡았는데 시간 괜찮아?” “오전이면 문제없어. 그런데 ‘티업’ 시간이 어떻게 되지?” 골프 약속을 잡고 있는 두 친구의 대화로 듣기에 전혀 어색함이 없다. 하지만 정확한 골프 용어는 아니다. 둘은 오랫동안 굳어진 잘못된 표현을 쓰고 있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을 하루 앞둔 지난 21일. 출전 선수들은 협회 관계자로부터 ‘골프용어 이것만은 고쳐쓰자’라는 제목이 붙은 종이 한 장씩을 받았다. 정창기 KLPGA 경기위원장이 직접 작성한 문서로 골프용어 순화가 주 내용이었다. 선수들은 다소 의아한 표정이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프로 신분인 자신들조차 잘못된 용어를 쓰고 있었다는 것을 인정했다.

외국에서는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우리만의 골프용어.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이렇다.

흔히 골프를 친다는 의미로 쓰이는 ‘라운딩’은 각진 것을 둥글게 깎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비슷한 말처럼 들리지만 ‘라운드’가 정확한 표현이다. 티샷을 먼저하는 사람, 즉 ‘오너(owner)’도 잘못된 말이다. 오너는 기업의 대표자, 운영자를 뜻하는 말로 이때는 ‘아너(honor)’라고 얘기해야 한다. 볼을 먼저 치는 영예를 갖는다는 뜻이다.

출발 시간을 얘기할 때 대부분 ‘티업(Tee up) 시간’이라 표현한다. 이는 볼을 티에 올려 놓는 것을 의미하므로 ‘티오프(Tee off)’가 맞는 말이다. ‘홀컵에 바짝 붙었다’에서 홀컵은 틀린 용어다. ‘역전앞’이나 ‘해변가’처럼 같은 의미로 쓰이는 홀(hole)과 컵(cup)이 무리하게 중복된 표현이다. 둘 중 하나만 쓰는게 맞는데 대개 ‘홀’을 많이 사용한다.

파5홀은 ‘롱 홀’, 파4홀은 ‘미들 홀’, 파3홀은 ‘숏 홀’이라고 부른다. 오래전부터 고착된 표현으로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지만 정확한 골프용어는 아니다. 그렇다고 전혀 없는 말은 아니다. 파3홀 중에서 거리가 긴 홀은 롱 홀이라고 하고, 파5홀이라도 짧은 홀은 숏 홀이라고 한다.

투어를 뛰고 있는 한 선수는 “프로 골퍼인 나 자신도 잘못 쓰는 표현이 많고, 아마추어 동반자들이 어떻게 생각했을지 부끄럽기까지 하다. 늦었지만 정확한 용어를 배울 수 있게 돼 다행이다”고 말했다.

정창기 경기위원장은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골프 강국이다. 하지만 격에 맞지 않게 엉터리 골프용어를 너무 많이 쓰고 있다. 프로 선수들이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 않다”며 “시즌 중이라 간단하게 정리된 내용만 교육 차원에서 선수들에게 나눠줬다. 시즌이 끝나면 선수분과위원회와 협조해 별도의 교육 시간을 마련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골프 순화 용어(정창기 KLPGA 경기위원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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