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의 희생 플라이, 홈런 못지 않았던 이유

  • 등록 2015-03-12 오후 3:50:57

    수정 2015-03-12 오후 3:50:57

사진=LG 트윈스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LG가 대포 3방을 앞세워 삼성을 잡았다. 그러나 단순히 홈런만으로 거둔 승리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었다.

LG는 12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경기서 이병규-오지환-최승준의 홈런포를 앞세워 10-7로 승리를 거뒀다.

지난 해 팀 홈런 꼴찌팀에서 터진 3방의 홈런. 신 4번타자(이병규)와 톱타자(오지환), 여기에 신흥 거포인 최승준의 한 방까지 터지며 거둔 승리였기에 얻은 것이 많은 1승이었다. 올 시즌 달라진 LG 타선의 힘을 엿볼 수 있는 홈런쇼였다.

그러나 홈런만 빛났던 것은 아니다. 양상문 LG 감독이 가장 강조해왔던 ‘3루주자 불러들이기’에서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컸다.

LG가 2-1로 앞선 2회초 무사 만루. 타석엔 김용의가 들어섰다. 양 감독은 시무식 때 선수들에게 “무사나 1사 주자 3루에선 100% 득점을 하겠다는 의지를 갖자”고 강조했었다. 3루 주자를 불러들이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지난해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자는 주문. 가장 넓은 잠실 구장을 쓰는 팀인 만큼 쉽게 낼 수 있는 점수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었다.

김용의는 양 감독의 주문에 200% 화답했다.

땅볼 유도가 많은 투수인 삼성 선발 클로이드로부터 우익수 플라이를 뽑아냈다. 3루 주자 최승준이 여유 있게 홈을 밟으며 추가점이 나왔다.

그저 희생 플라이었기 때문에 좋은 것이 아니었다. 타구가 우익수 쪽으로 향한 덕에 2루 주자 손주인도 3루까지 갈 수 있었다. 계속된 1사 1,3루 찬스. 타자에게 안타가 아니어도 타점을 올릴 수 있는 편안한 기회를 제공한 셈이었다. 플라이 하나로 많은 것을 얻은 순간이었다.

1,3루 찬스가 된 것이 반드시 다음 타자 오지환의 스리런 홈런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무리하지 않고 가벼운 스윙으로 만들어 낸 오지환의 스리런포에서 ‘부담’이라는 단어를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점은 분명했다.

홈런 3방에 가려지기는 했지만 김용의의 고급 야구가 그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었음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는 대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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