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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덴헐크는 10일 잠실 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한국시리즈 5차전에 선발 등판, 압도적인 구위로 좋은 투구를 했다. 하지만 실투 하나가 실점으로 이어지며 아쉽게 승리와 연을 맺지 못했다. 7이닝 5피안타 1실점. 0-1로 뒤진 8회초, 마운드를 안지만에게 내줬다.
밴덴헐크는 완벽에 가까운 투구로 넥센 타선을 경기 내내 압박했다. 우타자 몸쪽으로 자연스럽게 테일링이 일어나는 단점도 이날 경기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150km를 훌쩍 넘기는 광속구도 위력적이었지만 커브로 완급 조절을 하고 슬라이더로 결정구를 삼는 등 다양한 변화를 통해 넥센의 강타선을 틀어막았다.
5회까지 허용한 안타가 2회 김민성에게 내준 2루쪽 내야 안타 1개 뿐이었을 만큼 빼어난 투구였다.
다음 타자는 시즌 201안타의 주인공 서건창. 그러나 한국시리즈서는 좀처럼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날도 앞선 두 타석에선 모두 안타를 치지 못했다.
하지만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나온 투수 땅볼은 잘 맞은 타구였다. 밴덴헐크의 반사신경이 앞섰을 뿐이었다. 당시 서건창이 친 공은 152km짜리 직구였다.
그리고 세 번째 타석. 출발은 삼성 배터리 쪽이 좋았다. 직구 3개를 던져 파울 2개를 얻어내며 볼 카운트 1-2. 하나쯤 돌아갈 타이밍이 된 카운트이긴 했다. 삼성 배터리의 선택은 백도어 슬라이더. 좌타자 바깥쪽에서 볼 처럼 보이다 스트라이크 존으로 떨어지는 공. 2스트라이크 이후인 만큼 볼로 보이는 공에 쉽게 손이 나오지 않을 거란 계산이 읽혀졌다.
하지만 이 선택은 결과적으로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밋밋하게 꺾인 공은 한 가운데로 몰려 들어왔고, 서건창은 이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1루수 채태인 옆을 스치며 우익수 앞으로 가는 적시타. 2루 주자 박헌도가 홈을 밟으며 이날 경기 첫 실점을 내줬다.
삼성 입장에선 제구 미스와 함께 흐름을 끊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켜켜이 쌓인 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