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신수원 감독 “블랙리스트 비상식적…영화제 계속돼야”

개막작 ‘유리정원’ 기자회견
  • 등록 2017-10-12 오후 4:34:55

    수정 2017-10-12 오후 4:51:36

신수원 감독(사진=노진환 기자)
[부산=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신수원 감독이 전 정권에서 행해진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사태에 대해 “비상식적인 행위다”고 일침했다.

신 감독은 12일 오후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유리정원’ 기자회견에서 블랙리스트 사태에 관한 질문을 받고 이 같이 답했다.

신 감독은 “어떤 일이 있어도 표현의 자유만큼은 침해를 받아서는 안 된다”며 자신의 영화를 언급했다. ‘유리정원’에는 이명박 정권에서 추진한 4대강 사업에 관련된 내용이 포함됐다. 그는 “만약에 ‘유리정원’이 과거의 정권 하에서 공개됐다면 어땠을까란 생각을 해봤다”며 “저는 운 좋게 피해갔지만 앞으로도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국제영화제도 블랙리스트의 피해를 입었다.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다이빙벨’ 상영 이후 영화제에 대한 정치적 탄압이 이어져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이 물러나고 그 과정에서 영화제와 영화인들 간 갈등이 깊어졌다. 한국영화감독조합은 지난해 이어 올해도 보이콧을 유지했다. 다만 조합 소속 감독의 작품이 초청될 경우에 참여는 감독의 자율에 맡기기로 방침을 정했다.

신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외압에 의해서 시련을 겪었지만 영화제는 계속돼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부산국제영화제는 새로운 얼굴들, 자본에서 도와주지 않는 영화인들을 발굴해내는 영화제다. 독립영화나 예술영화를 틀어주고 소개해주는 곳은 영화제밖에 없다. 부산영화제가 생존해야 한다는 생각에 참여했다”고 고민 끝에 영화제에 참석한 배경을 전했다.

이 자리에 함께한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영화제를 키워주신 건 영화를 사랑하고 아껴주신 관객이라고 생각한다”며 “영화제의 주인은 온전히 영화 관객이다. 그들이 주인공인 영화제를 지켜야 하고 부산국제영화제 정신을 잃지 않는 영화제로 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유리정원’은 숲 속의 유리정원에서 홀로 살며 인공 혈액을 연구하는 과학도 재연(문근영 분)를 훔쳐보며 초록의 피가 흐르는 여인에 대한 소설을 쓰는 무명작가 지훈(김태훈 분)의 이야기로 문근영 김태훈 서태화 박지수 임정운 등이 출연했다. 문근영은 인공 혈액을 연구하는 재연 역으로 순수함과 극단적 감정을 감정이 혼재된 인물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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