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국제평화영화제가 25일 “영화제 예산 지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지자체의 현실적인 문제로 더 이상 영화제를 유지할 수 없게 됐다”며 영화제가 폐지됨을 밝혔다. 앞서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목적성이 불분명한 행사에 보조금 지원은 없다”며 긴축 재정 의지를 밝힌 지 두 달여 만에 전해진 소식이다. 올해 평창국제평화영화제는 22억 가량의 예산 중 강원도에서 18억원, 평창군에서 3억원 지원했다.
평창국제평화영화제는 2019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개막하며 영화제의 첫 시작을 알렸다. 평화를 테마로 한 다채로운 영화 상영과 전시, 공연 등을 펼치며 비교적 빠르게 성장을 했는데 지난 6월 개최한 네 번째 영화제를 끝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강릉시장의 이 같은 결정에 영화계는 반발했다. 영화인 단체들은 성명을 내 “폐지 결정 과정에서 영화제 집행위원회와 사전 논의가 없었다”며 “영화제의 존폐를 지자체장이 일방적으로 단칼에 결정하는 것은 영화인들과 영화를 사랑하는 시민, 관객들의 의사와 권리를 침해하는 반 문화적 행태”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지자체의 예산 지원 문제로 지역 영화제가 폐지 또는 폐지 수순을 밟게 되면서 영화계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한 영화계 인사는 “강릉국제영화제나 평창국제평화영화제는 값으로만 그 가치를 따질 수 없는 문화자산으로 단기간에 성장하며 국내 대표 영화제로 자리매김 중이었다”며 “K무비가 전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때 국내 영화산업 발전의 토대를 단단하게 하는 지역 영화제가 예산 지원 문제로 사라지는 지금의 상황이 안타깝다”고 얘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