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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고 바라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한 황유민(20)은 중계방송사와 인터뷰에서 할아버지 이야기가 나오자 눈물을 참지 못하고 울먹였다. 황유민의 할아버지는 90대의 고령의 나이 탓에 건강이 좋지 않다고 한다. 교장 선생님이었던 황유민의 할아버지는 황유민이 골프보다는 공부를 하기를 원했다. 하지만 황유민이 아마추어 시절부터 국가대표로 승승장구하며 골프를 사랑하는 모습을 보이자 결국에는 ‘내가 틀렸다. 열심히 해보라’고 백기를 들며 손녀딸의 꿈을 지지했다. 황유민은 “이번 우승을 할아버지에게 바치고 싶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황유민은 9일 경기 포천시의 대유몽베르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대유위니아·MBN 여자오픈(총상금 10억원)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만 6개를 골라내 최종 합계 13언더파 203타를 기록했다. ‘신인 동기’ 김민별(19)과 연장전을 치른 끝에 연장 첫 홀(18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은 황유민은 감격적인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이날 오전 갑자기 내린 폭우와 낙뢰 경보로 4시간 30분이나 경기가 지연된 끝에 시작돼 더욱더 기쁨이 컸다.
황유민은 아마추어 국가대표 출신으로 지난해 KLPGA 투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추천 선수로 나섰다가 투어 최강자인 박민지(25)와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친 끝에 준우승을 기록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해 말 시드 순위전을 상위권으로 통과해 올해 KLPGA 투어에 데뷔한 그에게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가 쏠린 이유다. 그러나 황유민은 시즌 초반에는 안정적이지 못한 드라이버 샷 때문에 애를 먹었다.
그는 많은 걸 바꿨다. 시즌 중임에도 드라이버 샷 구질을 바꿨다. 공이 왼쪽으로 크게 감기는 훅 구질 때문에 좀처럼 성적을 내지 못한 황유민은 공이 오른쪽으로 살짝 휘는 페이드 구질로 바꿨다. 황유민은 “지난주 맥콜·모나 용평오픈부터 드라이버 티 샷이 일관된 구질로 나온다고 느꼈다. 올해 초 드라이버 샷 OB가 많이 났는데 최근 티 샷에 안정을 찾았고 이번 대회에서도 더 자신있게 믿고 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황유민은 생각도 바꿨다. 그동안 불안한 티 샷 때문에 샷에만 매달렸던 그는 자신의 장점인 퍼팅, 그린 주변 쇼트게임에 집중했다. 황유민은 “단점보다 장점을 생각하기 시작하면서 내 골프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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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친한 후배 김민별과 연장전을 치른 끝에 이긴 황유민은 다소 소심하게 우승 세리머니를 했는데 “친한 (김)민별이와 연장전을 치렀기 때문에 과한 세리머니는 할 수 없었던 것”이라고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올 시즌 목표를 묻는 말에 조심스럽게 “3승”이라고 대답한 황유민은 이내 “우승을 하나하나 늘려가고 싶다. 또 1승을 하는 게 목표”라며 “신인상을 받으면 정말 좋겠지만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고 말했다.
또 황유민은 “LPGA 투어에 진출해 세계 투어를 누비고 싶고, LPGA 투어에서도 꼭 우승하고 싶다. 공을 가지고 놀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굳게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