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감독협회는 11일 낸 성명서를 통해 “8부작으로 기획·제작된 작품을 6부작으로 자체 편집하고, 반말을 섞어가며 회의를 진행하는 플랫폼 관계자의 무례를 넘어 ‘왜 모든 장면을 의도를 갖고 찍었느냐’는 대화에서 분노를 참기 힘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안나 사태’를 좌시하지 않고 지켜볼 것이다”고 “영화감독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이주영 감독과 함께 뛰겠다”며 쿠팡플레이의 사과 및 크레딧에 대한 감독의 요구 이행과 감독판 공개를 촉구했다.
지난 6월 24일 공개된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안나’는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가수 겸 배우로 활약 중인 수지가 처음 원톱 주연으로 타이틀롤을 맡아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공개 이후에도 배우들의 연기와 작품의 완성도로 호평 세례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 2일 이주영 감독이 법무법인 시우 송영훈 변호사를 통해 쿠팡플레이가 감독의 의견을 배제한 채 8부작으로 기획된 드라마를 6부작으로 동의없이 편집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한국영화감독협회 이사장 양윤호입니다. 대한민국 영화계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정상화되어 가는 중입니다. 지난 5월, 한국 영화는 다시 한번 세계 속에 높은 위상을 떨쳤습니다. 깐느 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님과 송강호 배우님의 활약에 힘입어 국내 극장가에는 1,000만 영화가 탄생하면서 다시 활력을 얻었습니다. 이제 바야흐로 한국 영화는 세계 영화계를 이끄는 위치가 되었다 자부합니다. 관객들의 성원과 영화인들의 헌신으로 만든 성과입니다.
그런데 오늘 쿠팡플레이 <안나> 이주영 감독의 입장문을 전해 들었습니다. 매우 안타깝고 통탄스러운 일입니다. 이주영 감독은 2010년과 2011년 단편영화 <주차를 위한 낯선 공간>과 <나의 오른쪽, 당신의 왼쪽>으로 주목받은 후, 2014년 이병헌 배우 주연의 영화 <싱글라이더>로 장편 감독으로 데뷔한 한국 영화계의 보석 같은 존재입니다. 최근 선보인 <안나> 역시 평단과 시청자의 관심 속에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오늘 이주영 감독과 씨네 21의 단독 인터뷰를 보고 참담했습니다. 8부작으로 기획/제작된 작품을 6부작으로 자체 편집하고, 반말을 섞어가며 회의를 진행하는 플랫폼 관계자의 무례를 넘어 “왜 모든 장면을 의도를 갖고 찍었느냐”는 대화에서는 분노를 참기 힘들었습니다. 이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단독 인터뷰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안나 사태>를 좌시하지 않고 지켜볼 것입니다. 이주영 감독의 <안냐>에 나오는 대사처럼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가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 그게 문제”니까요. 오만함과 어리석음에 맞서는 이주영 감독님, 힘내십시오! 우리도 영화감독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함께 뛰겠습니다. 쿠팡플레이의 사과를 요구합니다. 또한 감독이 요구한 크레딧 및 감독판 공개도 촉구합니다.
2022년 8월 11일
한국영화감독협회 이사장 양윤호 외 일동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