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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규는 곰곰히 생각하더니 답했다. “첫 5게임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이병규는 “일단 두산과 2연전이 중요하고, 그 뒤에 SK와 3연전을 치르고 4일을 쉬게 되니까 그 5연전에서 첫 단추를 어떻게 꿰는지가 중요할 것 같다. 투수들의 컨디션이 많이 올라오지 않는 시기기도 하니까 초반 승수를 어떻게 쌓느냐, 5게임을 잘 해놓으면 쉬는 동안 팀 분위기도 그렇고 부담없이 편하게 시즌을 치를 수 있을 것 같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출발은 좋았다. LG는 두산과 개막 2연전서 김선우, 임지섭 등 4,5선발들을 투입하며 1승1패를 거뒀다. 이 두경기선 실책도 없었다. 김기태 감독은 2연전을 마친 후 “그래도 만족할만한 결과다”고 말했다.
그러나 SK와 잠실 3연전에서 이병규의 바람은 끝내 불발됐다. 여러모로 아쉬움을 보인, 찜찜한 경기들이 계속됐다.
두 번째 경기를 통해선 다시 경기력을 되찾는듯 싶었다. 선발 우규민이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흔들렸고, 타구에 맞는 부상까지 겹치며 예상치 못하게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6회 대거 6득점을 뽑아내며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에러도 없었고 상대 실책 3개를 집요하게 틈타 대량득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3연전의 마지막 경기가 문제였다. 안타를 맞아서 흔들린 경기가 아니었다. 이번에도 본헤드플레이와 실책에 무너진 게임이었다.
1회 SK 선발 채병용은 급격하게 흔들렸다. 아웃카운트 한 개를 잡기 힘들어보였다. LG는 박용택의 볼넷을 시작으로 김용의의 안타, 정성훈의 3점 홈런이 터지며 경기를 쉽게 풀어갈듯 보였다. 조쉬벨과 이병규(9번)의 연속 안타까지 터져나오며 무사 1,2루. 완전히 분위기는 LG로 넘어왔다.
이후 LG는 실책이 연달아 나왔다. 이번엔 3회까지 퍼펙트로 막던 새외국인 투수 리오단과 포수 조윤준 사이에서 벌어졌다.
3-0으로 앞서던 4회 1사 1,2루서 리오단의 와일드피치, 조윤준이 사인 미스로 공을 뒤로 빠트리는 실수까지 나왔다. 안타없이 실점. 여기에 2사 2사 1,3루선 2루로 뛰던 박정권의 도루를 저지하려는 과정에서 조윤준이 송구 실책을 저질렀다. 스코어 3-2.
5회엔 박재상의 솔로포로 동점을 허용했다. 정상호의 안타로 다시 주자를 내보낸 LG 배터리. 리오단의 1루 견제구는 뒤로 빠져 득점권까지 쉽게 허용했고 와일드피치에 김성현에겐 적시타를 허용하며 쉽게 실점했다. 스캇의 홈런으로 한 점을 더 뺏긴 LG는 그 이후에도 투수 류택현의 수비에서 아쉬움을 보이며 실점을 더 했다.
LG는 뒤늦게 쫓아가봤지만 승부를 뒤집기엔 무리였다. 5-9로 패했다. 5연전 성적은 2승3패. ‘못했다’고 할 순 없겠지만 결과보다 내용에 더 아쉬움이 남았을 5연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