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규의 바람, 끝내 불발된 LG 5연전

  • 등록 2014-04-03 오후 9:49:17

    수정 2014-04-03 오후 9:49:42

사진=뉴시스
[잠실=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2014 시즌이 시작되기 전, LG 이병규(9번)에게 질문 하나를 던졌다. “올시즌 LG는 어떤 성적을 거둘 것 같나요.”

이병규는 곰곰히 생각하더니 답했다. “첫 5게임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이병규는 “일단 두산과 2연전이 중요하고, 그 뒤에 SK와 3연전을 치르고 4일을 쉬게 되니까 그 5연전에서 첫 단추를 어떻게 꿰는지가 중요할 것 같다. 투수들의 컨디션이 많이 올라오지 않는 시기기도 하니까 초반 승수를 어떻게 쌓느냐, 5게임을 잘 해놓으면 쉬는 동안 팀 분위기도 그렇고 부담없이 편하게 시즌을 치를 수 있을 것 같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출발은 좋았다. LG는 두산과 개막 2연전서 김선우, 임지섭 등 4,5선발들을 투입하며 1승1패를 거뒀다. 이 두경기선 실책도 없었다. 김기태 감독은 2연전을 마친 후 “그래도 만족할만한 결과다”고 말했다.

그러나 SK와 잠실 3연전에서 이병규의 바람은 끝내 불발됐다. 여러모로 아쉬움을 보인, 찜찜한 경기들이 계속됐다.

SK와 3연전 첫 경기부터 꼬였다. 서로 25안타 19개의 사사구를 주고받는 끝에 8-13으로 패했다. 홈 개막 첫 경기였고, 에이스 류제국을 투입한 경기서 졌다는 것만으로도 팀의 상처는 컸다. 사사구만 10개를 허용했고, 수비에서 실책은 2개나 나왔다. 보이지 않는 실책까지 감안하면 상황은 더 심각했다. 경기 후 돌아가는 코칭스태프, 선수들의 얼굴은 밝지 못했다. 김기태 감독은 당시 경기 후 “이건 LG 야구가 아니다”며 팬들에게 미안함을 전하기도 했다.

두 번째 경기를 통해선 다시 경기력을 되찾는듯 싶었다. 선발 우규민이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흔들렸고, 타구에 맞는 부상까지 겹치며 예상치 못하게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6회 대거 6득점을 뽑아내며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에러도 없었고 상대 실책 3개를 집요하게 틈타 대량득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3연전의 마지막 경기가 문제였다. 안타를 맞아서 흔들린 경기가 아니었다. 이번에도 본헤드플레이와 실책에 무너진 게임이었다.

1회 SK 선발 채병용은 급격하게 흔들렸다. 아웃카운트 한 개를 잡기 힘들어보였다. LG는 박용택의 볼넷을 시작으로 김용의의 안타, 정성훈의 3점 홈런이 터지며 경기를 쉽게 풀어갈듯 보였다. 조쉬벨과 이병규(9번)의 연속 안타까지 터져나오며 무사 1,2루. 완전히 분위기는 LG로 넘어왔다.

다음 타석에 들어선 정의윤의 타구도 잘 맞았다. 좌익수 방면으로 쭉쭉 뻗어갔다. 안타로 착각할 법도 한 타구였지만 2루 주자였던 조쉬 벨이 실수를 저질렀다. 좌익선상으로 빠지는 안타가 될 것으로 판단해버린 것. 좌익수가 수비 잘하는 박재상이라는 것을 알지 못한데서 나온 실수였다. 조쉬벨은 뒤도 보지 않고 홈까지 달렸고, 발빠르게 쫓아가 타구를 잡아낸 박재상은 2루에 송구, 아웃카운트를 단번에 2개로 늘렸다. LG의 도망갈 찬스서 나온 찬물이었다. 추가 득점엔 실패.

이후 LG는 실책이 연달아 나왔다. 이번엔 3회까지 퍼펙트로 막던 새외국인 투수 리오단과 포수 조윤준 사이에서 벌어졌다.

3-0으로 앞서던 4회 1사 1,2루서 리오단의 와일드피치, 조윤준이 사인 미스로 공을 뒤로 빠트리는 실수까지 나왔다. 안타없이 실점. 여기에 2사 2사 1,3루선 2루로 뛰던 박정권의 도루를 저지하려는 과정에서 조윤준이 송구 실책을 저질렀다. 스코어 3-2.

5회엔 박재상의 솔로포로 동점을 허용했다. 정상호의 안타로 다시 주자를 내보낸 LG 배터리. 리오단의 1루 견제구는 뒤로 빠져 득점권까지 쉽게 허용했고 와일드피치에 김성현에겐 적시타를 허용하며 쉽게 실점했다. 스캇의 홈런으로 한 점을 더 뺏긴 LG는 그 이후에도 투수 류택현의 수비에서 아쉬움을 보이며 실점을 더 했다.

LG는 뒤늦게 쫓아가봤지만 승부를 뒤집기엔 무리였다. 5-9로 패했다. 5연전 성적은 2승3패. ‘못했다’고 할 순 없겠지만 결과보다 내용에 더 아쉬움이 남았을 5연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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