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AG]양현종 호투를 이끈 한 단어 '책임감'

  • 등록 2014-09-24 오후 9:43:54

    수정 2014-09-24 오후 11:46:11

24일 오후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 남자 조별 예선전 한국과 대만의 경기에서 1회초 한국 선발 양현종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인천=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양현종이 책임감을 앞세워 가장 부담스런 대만과 첫 경기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양현종은 24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인천아시안게임 대만과 예선전에 선발등판해 4회까지 2안타 무실점하며 팀의 승리를 도왔다. 5회까지 던지지 않아 승리 요건은 채우지 못했지만 팀 승리의 발판을 놓기 충분했던 투구였다.

1회 위기를 넘긴 것이 컸다. 양현종은 1회 첫 타자 천핀지에를 만나 좌중간 안타를 뺏기며 위기를 맞는듯 했다. 린한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심호흡을 가다듬은 양현종은 3번 타자 궈옌원을 슬라이더로 뜬공처리해 한숨을 돌린 뒤 폭투로 내준 2사 3루서 4번 타자 전췬시우를 삼진으로 잡고 마의 1회를 넘길 수 있었다.

기선제압을 위해선 선취점이 중요했던 경기. 양현종이 1회를 실점하지 않고 넘어갔다는 것만으로도 팀에 큰 힘이 됐다.

이후 한국은 1회말에 대거 7점을 내며 양현종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양현종의 공격적 피칭은 이제부터였다. 2,3회부터 직구로 윽박지르며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존에 공을 넣기 시작했다. 삼진 4개를 솎아내며 깔끔하게 마무리. 4회엔 선두타자 린한에게 두 번째 안타를 허용했지만 다시 한 번 중심타선을 만나 삼진 2개,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맡은 바 임무를 다했다.

양현종의 투구수는 60개. 2피안타에 삼진은 7개나 잡아내는 역투였다.

사실 양현종은 그리 컨디션이 좋았던 건 아니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어깨에 통증이 있었기 때문에 완전히 100% 모습을 보여주긴 어려운 상황이었다. 투수에게 어깨는 불편함을 느낀다는 사실만으로도 엄청나게 부담이 되는 일. 대표팀 훈련 당시 만난 양현종은 “합류 전에 어깨 통증이 조금 있어서 치료를 받았다. 그 상태로 그대로 오면 대표팀에 폐를 기칠 것 같았다”고 했다. 양현종은 책임감을 이야기했다.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모인 곳에선 의욕이 넘치기 마련이다. 그래도 양현종은 에이스의 책임감으로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혔다. 자신의 루틴대로 오버하지도 않고 컨디션 회복에만 온 초점을 맞췄고 그러한 노력은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에이스의 책임감으로 나선, 가장 중요했던 경기. “한 경기에 모든 걸 쏟아부을 생각이다”던 양현종의 각오대로였다. 그는 있는 힘을 다해 던졌고 기분 좋게 첫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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