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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 데뷔해 6승을 거둔 이형준(31)이 스승 박노석(56)과 같은 대회에서 함께 경기하게 되자 뿌듯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8일 경남 양산의 에이원 컨트리클럽(파71)에서 막을 올린 KPGA 선수권대회 with A-ONE CC(총상금 15억원)은 국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프로골프대회다. 1958년 처음 열려 올해 66회째를 맞았다.
KPGA가 직접 주관하는 이 대회는 일반 대회와 달리 다양한 선수에게 출전권을 준다. 역대 우승자 18명이 나왔고, 박노석은 이 대회에서 2000년과 2003년 두 번 우승해 출전권을 받았다.
이형준은 주니어 때부터 박노석에게 골프를 배웠다. 박노석에게 이형준은 가장 아끼는 애제자다.
나이 차가 있어 이형준은 코리안투어, 박노석은 챔피언스투어에서 활동해 평소에 함께 경기할 기회가 거의 없었으나 이번 대회에서 모처럼 같은 무대에 섰다.
스승 박노석은 1997년 SK텔레콤 오픈을 시작으로 슈페리어 오픈과 2000년과 2003년 KPGA 선수권 그리고 2004년 제이유그룹 오픈, 2005년 에머슨퍼시픽 오픈에서 우승했다. 아시안투어 필립모리스 오픈과 챔피언스 투어에서도 2승을 올려 프로 무대에선 통산 9승을 기록 중이다.
1승을 더 추가하면 스승의 기록을 뛰어넘는 이형준이 대회 첫날 공동 선두에 올랐다. 1라운드에서 이글 1개에 버디 6개 그리고 보기 2개를 묶어 6언더파 65타를 쳤다.
2021년 7월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이형준은 지난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하며 빠르게 예전의 기량을 회복했다.
군에 입대하기 전 결혼 한 이형준은 대회 때 종종 아내가 캐디로 나선다. 이번 대회에서도 아내와 함께 경기에 나섰다.
첫날 공동 선두로 시작한 이형준은 “골프 스승인 박노석 선수가 역대 우승자 자격으로 나오셨는데, 이렇게 사제가 같은 대회에서 함께 경기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뜻깊고 행복하다”며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대회인 만큼 어느 대회보다 더 잘하고 싶다”고 스승 앞에서 우승을 다짐했다.
스승 박노석은 첫날 버디 3개를 잡아냈으나 보기 5개를 쏟아내 2오버파 73타를 적어냈다. 컷 통과를 위해선 둘째 날 2~3타 이상을 줄여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지만, 제자에게 부끄럽지 않은 성적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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