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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 능력의 중요성을 이야기한 것이었다. 삼성은 전날(6일) 경기서 선발 윤성환이 승리 요건을 채우고 들어간 6회 수비 실책에 흔들리며 승리를 놓치고 말았다.
류 감독은 실책 이후의 극복력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수비 실책에도 흔들림없는 마인드와 최대한 빨리 평정심을 찾아가는 것이 리그 최고의 투수로 인정받을 수 있는 조건 중 하나라고 했다.
7일 마운드에 오른 윤희상이 그랬다. 삼성과 경기에 선발등판해 6회까지 2피안타 사사구 없이 무실점, 완벽 피칭을 선보였다. 9회초 팀이 역전을 당하는 바람에 첫 승은 아쉽게 무산. 그래도 적장도 인정할 만한 역투였다.
류 감독의 말대로 실책 이후에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3회까지 단 한 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는 완벽한 피칭이 이어졌다.
2-0으로 앞선 4회 첫 위기가 왔다. 실책으로 기록되진 않았지만 실책성 플레이로 인해 고비를 맞았다. 윤희상은 첫 타자 나바로를 상대로 직구로 뜬공을 유도해냈다. 타구는 내야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위기였다. 잘 막아오다 실책성 플레이 2개로 주자를 단번에 득점권까지 내보냈다. 투수로서 허무함이 들 수 밖에 없다. 집중력도 흐트러질 수도 있다.
윤희상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심호흡을 길게 한 뒤 다음 타자들과 승부서 더 집중했다. 박한이, 채태인, 최형우로 이어지는 좌타 중심타선으로 연결되는 상황. 윤희상은 박한이를 체인지업으로 타이밍을 뺏어 뜬공 처리한 뒤 채태인은 주무기 포크볼로 삼진을 잡아냈다. 채태인의 방망이가 크게 헛돌았다. 2아웃을 잡으니 마음은 더 가벼워졌다. 최형우를 체인지업, 포크볼을 섞어 뜬공을 잡고 이닝을 마무리지었다.
고비를 넘겨낸 윤희상은 6회까지 순항할 수 있었다. 5회엔 2사 후 안타를 내주긴 했으나 견제사로 넘겼고 6회도 삼진 2개를 섞어 깔끔하게 끝냈다. 6회까지 투구수는 86개밖에 되지 않았다. 그만큼 공격적이고 효율적인 피칭을 했다는 의미였다.
류중일 감독의 좋은 투수의 조건을 증명한 윤희상. 3회 터진 조동화의 2타점 적시타를 시작으로 4,6회 신현철의 적시타, 이재원의 솔로포에 힘입어 시즌 첫 승 요건을 갖췄다. 그러나 9회초 불펜이 크게 흔들리며 기다리고 기다리던 첫 승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