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2014]자기개혁 없었던 스페인, 몰락은 당연했다

  • 등록 2014-06-19 오후 4:50:48

    수정 2014-06-19 오후 5:33:58

칠레와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패한 뒤 망연자실해하는 스페인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포르투 알레그리=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무적함대’ 스페인이 브라질월드컵에서 디펜딩챔피언의 저주에 눈물을 흘렸다.

스페인은 19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냥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B조 2차전에서 ‘남미의 복병’ 칠레에 0-2로 패했다.

네덜란드와의 1차전에서 1-5로 대패했던 조별리그 2연패로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반면 호주전 승리에 이어 스페인을 꺾는 이변을 일으킨 칠레는 2연승으로 승점 6점을 확보, 역시 호주를 누르고 승점 6점이 된 네덜란드와 함께 16강행을 확정 지었다.

네덜란드와의 1차전 대패로 큰 충격을 받은 스페인은 붙박이 주전이었던 미드필더 사비 에르난데스와 수비수 헤라르드 피케(이상 바르셀로나)를 제외하고 대신 하비 마르티네스(바이에른 뮌헨)와 페드로 로드리게스(바르셀로나)를 선발 명단에 포함했지만 소용없었다.

스페인은 초반부터 칠레의 거침없는 공세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수비가 허둥대는 사이 전반 20분 에두아르도 바르가스(발렌시아)에게 선제골을 내줬고 전반 43분 샬레스 아랑구이스(인터나시오날)에게 추가골을 허용했다. 다급해진 스페인은 후반전에 총공세를 펼쳤지만 골운까지 따르지 않으며 탈락의 쓴맛을 봐야 했다.

디펜딩챔피언이 다음 대회에서 1라운드조차 통과하지 못한 것은 이번 스페인이 5번째다. 앞서 1950년 브라질월드컵의 이탈리아,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의 브라질, 2002년 한일월드컵의 프랑스, 2006년 독일월드컵의 이탈리아가 스페인에 앞서 우승팀 징크스를 경험했다.

반면 월드컵 2회 연속 우승은 1934·1938 월드컵 우승팀 이탈리아와 1958·1962 월드컵 우승팀 브라질 이후 나오지 않고 있다. ‘정상은 오르는 것보다 지키는 게 더 어렵다’는 말이 딱 맞아 떨어진다.

디펜딩챔피언이 다음 대회에서 부진을 겪는 이유는 여러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우승이라는 달콤한 열매에 취해 세대교체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스페인도 2010년 남아공월드컵 우승멤버들이 이번에도 주축을 이뤘다. 하지만 4년 전보다 노쇠한 그들은 힘과 스피드에서 상대 팀을 압도하지 못했다.

다른 나라들의 집중견제도 스페인의 발목을 잡았다. 스페인 축구는 짧고 세밀한 패스로 점유율을 최대한 높인 이른바 ‘티키타카’로 전성기를 활짝 열었다. 2008년 유럽선수권, 2010년 남아공월드컵, 2012년 유럽선수권대회까지 메이저대회 3연패라는 대위업을 달성했다.

라이벌 국가들은 칼을 갈았다. 스페인의 독주를 막기 위해 새로운 전술을 들고 나왔다. 강한 체력과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압박’이 대세로 떠올랐다. 대표적인 예가 독일이 자랑하는 ‘게겐프레싱’이다.

위르겐 클롭 도르트문트 감독에 의해 정의된 게겐프레싱은 ‘재차 압박한다’는 뜻이다. 공을 뺏기는 순간 곧바로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해 패스 흐름을 차단한 뒤 곧바로 역습에 나서는 것이 핵심이다. 홍명보 감독이 한국 대표팀에서 추구하는 전술이기도 하다.

스페인은 그런 도전에 맞서기 위해 변화가 반드시 필요했다. 하지만 그러지 않고 제자리에 안주하다 결국 망신살만 뻗치고 말았다. 비센테 델 보스케 스페인 감독은 “선수들이 열심히 뛰기는 했지만 그 이상을 보여줬어야 했다”며 “우리는 탈락할 만했다”고 실패를 인정했다.

스페인 스포츠 전문지인 ‘아스’는 “6년간 스페인 축구는 아름다웠지만 끝은 비참했다”며 “굴욕적인 벌을 받았다”고 자국 축구의 몰락을 힐난했다.

한편, ‘오렌지군단’ 네덜란드는 ‘사커루’ 호주를 고전 끝에3-2로 누르고 2연승으로 일찌감치 조별리그 통과를 결정했다. 네덜란드는 조별리그 2경기에서 무려 8골을 터뜨리는 가공한 공격력을 뽐내며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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