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매뉴얼제작소' 발간 김남훈 "한 손엔 영어책, 한 손엔 짱돌을"

  • 등록 2010-12-16 오후 7:45:11

    수정 2010-12-16 오후 7:45:11

▲ 프로레슬러 김남훈.
[이데일리 SPN 이석무 기자] 격투기 해설가 및 프로레슬러 김남훈(36)이 자기계발, 성공담에 관한 책을 출간해 화제다. '청춘매뉴얼제작소(해냄)'라는 제목의 책은 다양한 경력을 자랑하는 김남훈이 자신의 파란만장한 인생사를 소개한 동시에 좌절에 빠진 20대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를 담았다.

격투기 해설과 일본 프로레슬링 출전은 물론 개인사업 등으로도 바쁜 시간을 보내면서 1년간의 준비를 통해 책을 낸 김남훈을 만나봤다.

- 자신의 얘기를 담은 책을 낸 이유는 무엇인가

"벤처회사원, 인터넷자키, 방송인,해설자, 프로레슬러, 회사 설립 등 지난 10년간 참 정신없이 살아왔다. 뒤돌아보니 나는 삶에 대한 열정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 본다. 그런 열정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의 이야기가 조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책을 냈다"

- 7번째 책인데 힘들지는 않은지?

"처음 낸 책이 엽기일본어로 일종의 실용서였다. 주로 실용서를 냈고 작년에 에세이를 냈는데 뭔가 이야기를 전달하는 책이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 정말 10라운드 경기를 10번 치루는 것처럼 힘들었다. 원래 글을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하는데 글을 쓰다가 소화불량과 불면증에 시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한테 나 자신을 드러내고 단순한 정보이상의 것을 전달한다는 것이 이리도 힘들 줄 처음 알았다"

- 흔히들 20대가 젊은이 답지 않게 패기가 없다고 하는데

"그건 잘못된 생각이라고 본다. 인간이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환경에 잘 적응했기 때문이다. 현생인류가 처음 지구에 나타났을 때 그들은 가장 약한 생명체 중 하나였다. 그러나 환경에 잘 적응했기 때문에 진화를 거듭하며 지금까지 왔다. 작금의 20대가 무기력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그들이 그만큼 환경에 잘 적응했기 때문이다. 즉, 너무 착하고 똑똑하기 때문이다. 찰스 다윈이 말한 것처럼 강한 종이 아니라 환경에 잘 적응하는 종이 살아남는다. 그들에게 무기력을 선사한 것은 지금의 30대 이상의 기성세대가 아닌가. 원죄를 따지자면 이런 시스템을 만든 기성세대가 먼저 회초리를 맞아야 한다"

- 책 제목이 청춘매뉴얼제작소인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원래 출판사에서는 짧게 청춘매뉴얼로 가자고 했는데 내가 제작소를 붙이자고 했다. 사람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정답이 없듯이 청춘에도 답이 없다. 매뉴얼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정말로 그것만이 정답이라는 뜻이니까. 그래서 정답은 없다는 뜻에서 제작소라는 이름을 붙였다"

- 청춘은 이루고 싶은 꿈과 현실 사이에서 정말 많이들 방황하는 것 같다. 참 힘든 시기인데 어떻게 생각하나?

"중세시대에는 악마의 변호사라는 제도가 있었다. 이것은 추기경이나 고위관리가 임용이 될 때 그 사람의 단점과 부적격함에 대해서 끊임없이 되묻고 지적하는 악당 레슬러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만약 정말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자기 한 켠에 이 악마의 변호사를 고용해서 끊임없는 자문자답이 필요하다. 이 과정이 없다면 청춘을 그저 열정적으로 낭비하는 시기로 끝날 수 있다.수 천 킬로미터를 날라가 정확히 목표물을 공격하는 크루즈 순항미사일도 GPS 신호와 지상의 목표물을 카메라로 찍어서 계속 확인하면서 날라간다. 미 국방성이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해서 만든 미사일의 기본원리도 끊임없는 대조와 확인작업이다. 청춘이라는 시기에 목표물을 향해 날라가는 작업도 그래야 한다"

- 그 시기엔 현실과 꿈 사이에서 정말 고민들을 많이 하지 않나.

"정말 힘든 부분이다. 그런데 이 두 가지를 모두 생각해야 한다. 한쪽 다리는 현실을 다른 한쪽은 꿈을 생각해야 한다. 꿈만 생각하면 쪽박을 찰 수도 있고 현실만 생각하면 정말 지루한 다큐멘터리같은 삶을 살 수도 있다. 그리고 한쪽 손에는 영어책을 한쪽 손에는 짱돌을 들어야 한다. 부당한 사회시스템에 대한 비판적 시각과 내재적 발전을 동시에 이뤄야 한다. 아마 지금의 20대가 이걸 이뤄낸다면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강한 20대가 될 것 같다. 오히려 기회니까. 힘냈으면 한다"

-얼마 전 프로레슬링 챔피언이 됐다. 다음 계획은 뭔가?

"경기를 약 한 달 앞두고 갑자기 챔피언십으로 바뀌어 적잖이 놀랐다. 아무튼 경기가 끝나고 챔피언 벨트를 허리에 둘러봤는데 정말 묵직하더라. 프로레슬링의 특성은 이미 잘 알고 있겠지만 어느 종목이나 벨트를 허리에 감은 사람은 그 만큼의 책임과 의무가 따른다. 더 멋진 경기를 보여주고 싶다. 내년초에 일본에서 방어전이 있는데 잘 치른 다음 강연횟수가 좀 늘었는데 이 부분에 치중할 예정이다. 그리고 곧 다이어트 책도 내 볼 생각이다. 출판사에서는 원고만 달라는데 살이 안 빠져서 원고가 진행이 안된다.(웃음) 그리고 요즘 대학과 기업에서 강연요청이 들어와서 당분간 그 부분에 집중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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