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지도자협회, “정몽규 회장 있으나마나... 자격 없다는 것 입증”

축구지도자협회, 12일 성명 통해 정몽규 회장 사퇴 촉구
"이렇게 무능하고 무책임한 KFA 본 적 없다"
"모든 과정·결과 책임지고 즉각 사퇴하라"
  • 등록 2024-07-12 오후 5:56:39

    수정 2024-07-12 오후 5:56:39

5일 경기도 이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필리핀의 경기.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선수들을 격려한 후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한국축구지도자협회가 대한축구협회(KFA) 정몽규 회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지도자협회는 12일 ‘한국 축구 퇴보시키는 정몽규 회장은 즉각 물러나야’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지도자협회는 KFA의 홍명보 대표팀 감독 선임을 언급하며 “지난 5개월간의 무능과 반복되던 시행착오를 종결지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더 심한 혼돈과 또 다른 기만의 서막이 되고 말았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임생 협회 기술총괄이사가 정 회장으로부터 홍 감독 선임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지도자협회는 “숨겨야 할 일이 없다면 모든 권한과 책임을 준 회장에게 과정과 결과를 보고해야 하는 건 상식”이라며 회장에게 중차대한 국가대표 감독 선임과 기자회견을 회장에게 보고 없이 했다는 건 월권이라고 말했다.

지도자협회는 정 회장에게도 “전 국민적 관심사가 된 감독 선임 문제를 보고도 받지 않고 기술총괄이사 독단적으로 결정하게 했다면 그런 회장은 있으나 마나 하다”라며 “자격이 없다는 걸 스스로 입증했다”라고 비판했다.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회의실에서 축구협회가 차기 대표팀 감독으로 홍명보 울산 HD 감독을 내정한 것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일 ‘정몽규 회장에게 드리는 고언’이라는 성명은 재차 언급하며 “KFA 시스템을 사유화하거나 농단하지 말라고 했음에도 또다시 시스템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라며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이 세계적인 웃음거리가 됐다고 말했다.

지도자협회는 이번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은 모든 게 이상하고 비정상적이라며 “스스로 규정과 절차를 어기면서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와 지도자에게 규정을 준수하라는 휘슬을 불 권위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지도자협회는 정 회장이 절차를 철저히 무시하며 시스템을 지속해서 변경해 왔다면서 3가지 질문을 던졌다. 첫 번째로 외국인 지도자가 면접 과정에서 50여 쪽에 달하는 발표 자료를 준비했으나 면접 결과와 과정을 누구와 공유하고 어떻게 결과에 반영했는지 물었다.

두 번째로는 모두에게 공평해야 할 면접 기준이 특정 후보 앞에서만 주관적이고 자의적인 해석으로 바뀌었는지도 언급했다. 지도자협회는 “KFA는 무엇이 다급해 ‘밤 11경 후보자 자택 인근 카페’에서 면접 대신 부탁을 했는가?”라고 말했다.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회의실에서 축구협회가 차기 대표팀 감독으로 홍명보 울산 HD 감독을 내정한 것과 관련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 프레스센터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내정된 울산 HD 홍명보 감독이 광주FC와의 경기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어 스타 선수 출신은 아니나 아마추어, 학원, 프로축구에 몸담은 수많은 지도자가 최고 영예인 국가대표 감독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며 “KFA 행정의 정당성이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나 정 회장은 여전히 절차적 정당성이 중요하지 않은가?”라고 밝혔다.

지도자협회는 절차와 시스템에 의한 집단 지성은 간혹 느리고 비효율적으로 보이나 그런 시행착오 속에서 더 단단해지고 정당성, 지지를 얻는다며 “대다수 국민은 정 회장이 충성스러운 부하에게 전권을 쥐여준 독단적 결정이라고 본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영예로워야 할 국가대표 신임 감독 자리에서 축하와 지지 대신 야유와 질책을 받고 또 신임 감독은 해명과 변명을 하게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감독 선임 과정을 비판한 박주호 전력강화위원에게 법적 대응을 고려한다는 KFA에 실망을 넘어 분노를 표한다며 “선수와 지도자에게 존중을 강요하면서 협회는 전혀 존중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그마한 비판도 들으려 하지 않고 견디지 못하는 KFA는 발전하지 못한다”라고 전했다.

10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내정된 울산 HD 홍명보 감독이 광주FC와의 경기 후 자신을 비판하는 걸개가 내걸린 서포터스석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사안 관련 임원 회의를 마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회의 결과를 발표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도자협회는 “KFA의 무능과 잘못을 비판하는 축구인에게 법적 대응을 운운하는 일이 재발한다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모든 지도자, 축구인과 함께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지도자협회는 많은 축구인이 역대 이렇게 무능하고 무책임한 KFA를 본 적이 없다고 한다며 “총체적 난국을 조장하고 더 큰 혼란만 가중하는 책임은 전적으로 정 회장에게 있다고 명백히 밝힌다”라면서 “모든 과정과 결과에 책임지고 즉각 회장직에서 사퇴하길 촉구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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