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전례 없던 총파업..뉴스→드라마·예능으로 '파행 예고'

  • 등록 2014-05-29 오후 3:53:01

    수정 2014-05-29 오후 3:57:08

KBS 총파업이 시작됐다.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전례가 없던 파업이 시작됐다.

KBS 양대 노조인 KBS 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이하 새노조)가 29일 오전 5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KBS 창립 이래 양대 노조가 공동 파업에 나서는 일은 처음이다. 노동조합원은 2600여명, 새노조 조합원은 1200여명으로 집계되는 가운데 KBS 전체 구성원이 4600여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으니 80%의 KBS 직원이 일에서 손을 놓게 된 셈이다.

방송이 차질을 빚을 것은 당연한 우려다. KBS 뉴스는 이미 간부급 인사가 앵커석에 앉아 보도를 대신하는 체제로 돌아섰다. 제작 거부 기간 동안 뉴스가 축소 편성됐으며 각종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고 발생했던 최근 제대로 된 양질의 뉴스를 제공하지 못해 시청자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브라질 월드컵과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스포츠국과 보도국의 빈 자리도 심각한 상황이다. 때문에 KBS 사측은 “서로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해도 모자랄 상황에 이런 극단적인 상태는 명백한 불법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영향은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으로까지 이어진다. 현재 KBS1 사극 ‘정도전’과 KBS2 주말연속극 ‘참 좋은 시절’이 촬영 중단된 상황이다. 아직까지 KBS2 월화 미니시리즈 ‘빅맨’이나 후속작인 ‘트로트의 연인’ 촬영엔 지장이 없다.

드라마의 경우 총파업에 동참하는 조합원들의 공백을 채울 간부들이 존재하지만 문제는 예능프로그램에서 더 크게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녹화 분량을 미리 확보해두는 만큼 당장 결방 사태를 빚을 우려는 없어보이지만 총파업이 장기화 될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콘텐츠를 만드는데 필요한 인력 중 흔히 생각하기론 PD와 출연진, 작가 정도로만 생각하지만 기술직 인력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총파업 기간 내 결방 파행을 막으려면 조합원들을 설득하는 사측의 노력도 상당해야 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KBS 양대 노조는 길환영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사고를 겪으며 그 동안 참아왔던 보도 공정성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게 잘못됐다는 점을 실감했다는 것. 이를 바로잡기 위해 보도본부는 최근 일주일 간 제작 거부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MBS, MBN, OBS, BBS 등 타 방송사 보도본부에서도 지지 성명서를 냈으며 외신에서도 KBS 보도본부를 찾아 취재에 나서는 등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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