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은 화끈한 타격전을 벌이며 7회까지 10-4로 리드하고 있었다. 2-2 동점에서 홈런 3방으로 멀찌감치 앞서갔다. 4회 터진 김현수의 홈런을 시작으로 5회엔 민병헌과 김현수의 적시타에 이어 홍성흔의 투런포가 터져나오며 점수는 5점차까지 벌어졌다. 6회엔 오재일까지 홈런 대열에 가세했다.
두산은 8회초 LG의 수비 실책을 발판 삼아 2점을 더 보탰다. 스코어는 12-4. 두산의 승리가 예견됐다. 남은 아웃카운트는 6개. 두산은 볼스테드가 흔들린 틈을 메워주던 필승조 윤명준(1.2이닝 무실점)을 내리고 여유있게 추격조 김강률을 투입시켰다.
그러나 두산의 예상과 달리 경기 흐름은 묘하게 바뀌었다. 김강률이 선두타자 정성훈에게 초구에 안타를 뺏겼고 박용택에겐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줘 무사 1,2루가 됐다. 좀처럼 자신의 볼을 던지지 못했다. 크게 흔들린 김강률은 스나이더에게 볼카운트가 2S로 유리한 가운데서도 좌전 안타를 얻어맞고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일단 다음 타자 이진영은 투수 앞 땅볼을 유도, 먼저 홈으로 향하던 정성훈을 잡아 첫 아웃카운트를 잡아냈지만 이병규(7번)에게 일격을 당하고 말았다. 1B-2S에서 던진 직구가 스트라이크존 높은 쪽으로 향했고, ‘만루의 사나이’ 이병규(10타수 5안타, 1홈런)가 이를 놓칠리 없었다. 힘껏 때린 타구는 좌익수 키를 넘어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가고 말았다. 스코어는 순식간에 12-8이 됐다.
첫 타자 백창수에게 볼넷을 내준데 이어 대타 임재철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고 박경수에게도 안타를 허용, 다시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두산은 결국 8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마지막 아껴뒀던 필승조 카드까지 꺼내들어야했다. 먼저 이현승이 나섰다. 이현승은 1사 만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오지환을 상대로 1루쪽 땅볼을 잘 유도했다.
그러나 이번엔 수비에서 무너졌다. 경기 내내 공수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오재일이 쉬운 타구를 잡아내지 못하며 흐름을 끊어내지 못했고 정성훈의 희생플라이 타점까지 더해져 3점을 더 내줬다. 이젠 12-11 한 점차까지 추격을 받았다. 이현승은 어려운 타자 박용택을 2루 땅볼로 잡고 급한 불을 껐다. 두산은 8회에만 무려 7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8회, 호되게 당한 두산은 9회 추가점을 내며 한숨을 돌렸다. LG 정찬헌을 상대로 선두타자 홍성흔이 중전 안타를 때려내며 공격의 불씨를 지폈고 오재일의 2루타로 1사 2,3루 찬스를 만든 뒤 1사 만루서 나온 김재호의 희생플라이 타점으로 귀중한 추가점을 올렸다. 스코어는 2점차.
그러나 LG의 기운은 여기까지였다. 1루 주자 이진영은 홈으로 들어오지 못했고 오버런 하던 이병규는 2루에서 아웃이 되고 말았다. 상황은 1점차에 다시 1사 3루. 결과적으로 이 아웃카운트가 두 팀의 승부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두산 벤치는 바로 베테랑 정재훈을 투입시켰다. 대타이자 전날 끝내기안타를 때려낸 정의윤과 만난 정재훈은 이번엔 지지 않았다. 정의윤을 볼카운트 1B-2S에서 바깥쪽 직구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2아웃을 잡아낸 정재훈은 옛 동지 임재철을 삼진으로 잡고 경기를 매조졌다.
2사 3루서 2B에서 2B-2S까지 볼카운트를 끌고 간 뒤 변화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싱겁게 끝날듯 했던 두 팀의 승부는 두산의 1점차 아슬아슬한 승리로 그렇게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