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몸값 100억원 시대를 보는 두 가지 시선

  • 등록 2016-11-24 오후 6:12:53

    수정 2016-11-24 오후 6:13:49

사진=삼성 라이온즈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FA 최대어 중 한 명이었던 최형우가 역대 최고 계약을 끌어냈다. 사상 최초로 100억원 시대가 열렸다.

KIA타이거즈는 24일 외야수 최형우(33)와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KIA타이거즈는 이날 오후 광주 모처에서 최형우와 입단 협상을 갖고 계약 기간 4년에 계약금 40억원, 연봉 15억원 등 총 100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지난 2002년 삼성에 입단했던 최형우는 올 시즌 138경기에 출장, 519타수 195안타 타율 3할7푼6리, 144타점을 기록하며 타격 3관왕을 달성했다. 최형우는 프로 11시즌 동안 통산 타율 3할1푼4리 234홈런 911타점 705득점을 기록 중이다.

최형우는 FA 계약을 마친 후 “KIA타이거즈에서 새로운 야구 인생을 시작한다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 더불어 저의 가치를 높게 평가해주신 KIA타이거즈 관계자 분들께 감사 드린다. 팬 여러분의 기대에 보답하는 멋진 모습 보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최형우는 “나를 키워준 삼성을 떠난다는 것이 많이 아쉽다. 그 동안 성원해 준 삼성 관계자들과 팬 여러분께 죄송하고 감사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최형우가 KIA 유니폼을 입게 된 것은 여러가지 상징성이 있다. 그동안 FA 계약은 ‘억’ 소리 나는 대형 계약들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100억원 시대까지 도달하는데는 시간이 걸렸다. 1999년에 첫 제도가 도입됐으니 17년만에 유리 천장이 깨진 셈이다.

실질적인 수령액은 이미 100억원을 넘겼다는 설이 정설로 통했다. 하지만 세금 대납 등의 방식으로 100억원 시대를 억지로 뒤로 미루고 있었다.

숫자가 주는 부담감 때문이었다. 대 투수 선동렬(당시 해태)도 처음으로 1억원 시대를 연 뒤에도 성적에 대한 엄청난 압박감을 받아야 했다고 고백한 바 있다.

이제는 최형우가 그 짐을 지게 됐다.

최형우는 솔직한 성격의 사나이다. FA 자격을 얻으며 “120억원을 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말을 했다가 역풍에 시달린 바 있다. 한국 야구 시장에서 지나친 거품이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120억원에는 크게 밑도는 금액이지만 100억원을 처음 돌파했다는 건 그만큼의 부담이 최형우에게 주어진다고 할 수있다. 지금까지 보여줬던 실력은 물론이고 내구성까지 유지할 수 있어야 제대로 된 영웅 대접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계약하지 않은 김광현 양현종 차우찬 황재균 등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FA 선수들에겐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번 둑이 무너지면 그 다음 차례는 한결 수월하게 담을 넘을 수 있게 된다. 최형우가 100억원이라는 상징적인 금액을 받아낸 만큼 해외 진출이 무산될 경우 원 소속구단, 혹은 타 구단과 협상에서 최형우의 계약이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게 됐다. 100억원 시대를 연다는 부담을 덜고 사인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셈이다. 성과에 대한 부담은 최형우와 마찬가지지만 계약에 대한 부담은 덜한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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