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체능' 강호동, 시청자 눈높이 해설..스포츠+예능 시너지↑

  • 등록 2014-02-10 오후 11:32:18

    수정 2014-02-10 오후 11:32:18

강호동 해설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루지, 컬링, 크로스컨트리 등 종목은 생소하다. 스노보드나 스키점프 등 종목은 익히 알아도, 최서우 김현기 최홍철 등 스키점프 국가대표 선수가 있다는 사실, 김호준 이광기 등 스노보드 국가대표 선수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알지 못하는 이들이 많을 터다.

그에 비하면 빙상은 인기 종목이다.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피겨 스케이팅. 종목을 대표하는 선수들의 이름이 낯익고, 경기 실황에도 이목이 쏠린다.

그럼에도 ‘대중성의 힘’은 드러났다. KBS2 ‘우리 동네 예체능’ 팀의 멤버이자 KBS 올림픽 특별 취재팀의 일원으로 2014 소치동계올림픽 현장에 간 방송인 강호동의 목소리가 나오자 경기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익숙한 강호동의 목소리, 그 특유의 에너지 넘치는 기운에 경기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몰입도가 커졌다.

강호동 해설
강호동은 10일 오후 9시 30분부터 KBS2에서 생중계된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500m 레이스 경기에 특별 해설위원으로 나섰다. 나윤수 해설위원과 서기철 아나운서와 함께 해설을 도왔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궁금한 게 있다”, “상대방의 실수가 다른 선수들 기록에 정말 영향을 주나” 등 눈높이가 맞는 맞춤형 멘트로 듣기 편한 해설을 이끌었다. “역시 스타트가 확실히 중요한가보다”는 식의 말로 전문위원의 경기 해설을 시청자와 함께 이해하기도 했다. 천하장사 출신의 전(前) ‘체육인’으로서 경기에 패한 선수들에게 “소중한 경험이자 과정이다”, “끝까지 완주하는 모습이 아름답다”는 격려의 말도 잊지 않았다. 0.0초의 소수점 차로 승패가 갈리는 경기인 만큼 빠른 속도로 말이 오가는 가운데 강호동의 목소리는 중계에 안정감을 더하는 무거운 추로 작용했다.

이러한 효과는 스피드 스케이팅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는 데 한몫 했다. 경기 4시간 여전 알려진 강호동의 특별 해설위원 참여 보도에 그의 중계가 궁금해 TV 앞에 모여든 시청자들이 있었을 터다. 경기 전부터 금메달 획득을 유력하게 내다본 ‘에이스’ 모태범 선수는 물론 1차전에서 경기를 마친 이규혁, 이강석, 김준호 등 3명 선수들에 대한 관심도 집중됐다. 이들의 이름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 순위를 달궜다. 일반적으로 메달을 땄는지 여부에 선수들의 명암이 엇갈리는 냉정한 스포츠 경기에서 보다 훈훈한 광경이 펼쳐진 셈이다.

무한도전 봅슬레이.
‘우리 동네 예체능’과 같은 방송사 간판 예능프로그램이나 강호동처럼 대중적으로 알려진 인사가 특정 스포츠에 나서 관심을 환기시킨 선례는 일찌감치 확인됐다. 봅슬레이와 조종이 MBC ‘무한도전’을 통해 알려졌다. 김연아 선수나 손연재 선수가 ‘무한도전’에 얼굴을 비추며 해당 종목에 대한 국민적인 지지가 높아진 효과도 간과할 수 없다. ‘우리 동네 예체능’도 지난해 여름 태릉선수촌을 방문한 당시 비인기 종목에 대한 격려를 당부했다. 아이돌 스타 등이 대거 출연한 명절 특집 프로그램이나 다이빙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생소했던 운동경기가 인지도를 얻는 선순환 구조를 이뤄내기도 했다.

진짜사나이(왼쪽) 팀과 힐링캠프 팀.
올림픽이라는 전 세계적인 이벤트를 주요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놓칠 수는 없는 일이다. 전 국민의 관심이 쏠려있을 국가적인 행사를 외면한 프로그램 구성은 시청률 면에서도 재미를 보기 힘든 게 사실이다. 어찌보면 방송이 적극적으로 이러한 시기를 활용하는 건 스스로 살기 위한 필수 선택일 수 있다. ‘우리 동네 예체능’ 뿐 아니라 MBC ‘일밤’의 ‘진짜 사나이’ 팀이나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팀이 소치로 향한 건 같은 맥락이다.

이에 대해 한 방송관계자는 “스포츠라는 행위가 진심이 통하고 진정성이 빛을 보는 매개라는 걸 잊지 않을 때, 예능프로그램 역시 본분 그 이상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것 같다”며 “예능의 특성상 대중의 관심을 모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발전적인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생각하고 그것이 통했을 때 뿌듯함을 느끼기도 한다”고 전했다.

‘우리 동네 예체능’ 팀은 강호동을 비롯해 줄리엔 강, 박성호, 존박 등이 역할을 분담해 소치 동계올림픽 현장을 생생하게 전할 각오다. SNS를 통해 사진과 선수들과의 짧은 인터뷰 등이 전해진다. 강호동은 12일 이상화 선수의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레이스 경기도 해설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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