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 남자 아이스하키 팀(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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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조희찬 기자]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아이스하키 정상에 오르며 약물로 구겨진 러시아의 체면을 조금이나마 살렸다.
OAR은 25일 강원도 강릉의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대회 남자 아이스하키 결승에서 독일을 연장전 끝에 4-3(1-0 0-1 2-2 1-0)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OAR의 대회 두 번째 금메달이다.
도핑 조작에 따른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징계로 러시아라는 이름 대신 OAR을 달고 출전한 러시아 선수들은 1992년 알베르빌 대회 금메달 이후 처음으로 정상에 오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러시아는 강호 미국과 캐나다에 밀려 1998년 나가도 대회 은메달과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동메달을 차지한 것이 전부였다. 최근 두 대회에선 메달권에도 들지 못했다.
러시아는 이번 올림픽에서 미국과 캐나다의 주요 전력을 차지하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소속 선수들이 불참하면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주목받았다. 세계 2위 리그 러시아대륙간하키리그(KHL) 선수들을 대거 선발한 만큼 세계 8위의 독일을 손쉽게 이길 것으로 예상됐다.
4강에서 캐나다(1위)를 모두 1점차로 꺾는 등 이변을 일으킨 독일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정규시간 종료 직전까지 3-2로 앞서며 금메달까지 목에 거는듯했다. 금메달이 하나 더 추가되면 독일의 15번째 금메달로 대회 종합 우승도 가능했다. 하지만 마지막 56초를 남기고 무너졌다. OAR은 경기 막판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고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연장전에서 OAR은 9분 40초에 키릴 카프리조프가 서든 데스 골을 터뜨리며 짜릿한 역전극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