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명 가수나 배우의 방송 출연은 방한 당시 방송 측의 출연 요청으로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는 해당 가수 측이 직접, 그것도 공중파 방송이 종합편성채널의 한 프로그램에 ‘러브콜’을 보내왔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이번 마이클 볼튼의 출연 요청은 대중들에게 반가움을 전한다. 무엇보다 독특한 음색과 감성적인 멜로디로 지난 90년대 전세계 팝음악 시장을 뒤흔들었고 30~40대라면 누구나 한번쯤을 노래를 들어봤음직한 유명가수의 러브콜이라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여기에 공연 시장이 작아 일본 콘서트에 맞춰 한번 쯤 오는 정도에 불과한 한국에서 방송 출연까지 자처한 해외 뮤지션의 모습은 음악팬들에게는 뿌듯한 소식이다.
‘히든싱어’가 기획의 측면에서 흥미로운 점은 기존에 있는 것을 조합해 새로운 것을 형성했다는 것이다. 기존에 예능 프로그램에서 개인기로만 취급되던 모창을 주요 소재로 내세웠고 여기에 오디션 프로그램의 형식을 접목시켰다. 그 결과 출연 가수의 당혹스런 반응에서는 웃음 코드가, 모창가수들 개개인의 사연에서는 감동 코드를, 모창을 음악의 한 분야로 진지하게 접근하는 태도에서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프로그램이 됐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성공으로 비슷한 프로그램이 우후죽순으로 나오고 관찰형 예능이 인기를 얻으니 유사한 프로그램이 우수수 쏟아지는 최근 방송가의 현실에 비춰봤을 때 ‘히든싱어’의 남다른 기획은 높이 평가할 만 하다. 특히 인기 팝가수가 눈여겨 볼 정도라는 점은 해외의 시각에서도 독창적인 콘텐츠라는 것을 반증한다.
인기 있는 프로그램을 모방하는 것 당장은 시청률 측면에서 안정적일 수 있지만 장기적인 시각에서 봤을 때 독창적인 콘텐츠만이 큰 수익 창출할 수 있다. 하지만 당장의 시청률에 급급한 현재의 공영방송들은 이같은 측면을 외면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