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단일팀의 마지막 훈련..."北선수 떠나면 울 것 같아"

  • 등록 2018-02-19 오후 4:20:07

    수정 2018-02-19 오후 4:20:07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7∼8위 순위 결정전을 하루 앞둔 남북 단일팀 새러 머리 총감독과 북한 박철호 감독, 코치들이 19일 오전 관동하키센터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도하며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단일팀의 최종전 상대는 스웨덴이다. 사진=연합뉴스
[강릉=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국민들에게 많은 감동을 선물했고 우여곡절도 많았던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이제 마지막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새러 머리 감독이 이끄는 단일팀은 20일 열릴 스웨덴과의 2018 평창 동계올림픽 7~8위 결정전을 앞두고 19일 오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훈련을 가졌다.

단일팀은 스웨덴전을 마친 뒤에도 북한 선수들이 돌아갈 때까지 몇 차례 더 훈련을 가질 예정이다. 하지만 경기를 대비해 훈련을 하는 것은 이날이 마지막이었다.

마지막 훈련인 만큼 분위기는 그전과 사뭇 달랐다. 우선 훈련 시간이 짧았다. 평소 1~2시간 정도 강도 높은 훈련을 했던 것과 달리 이날은 약 30분 정도 훈련을 진행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새라 머리 감독은 훈련을 마치기 전 선수들에게 자유시간을 보내도록 허락해 눈길을 끌었다. 박종아, 한수진 등 선수들은 곳곳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기기 시작했다. 머리 감독과 박철호 북한측 감독 등 코치진도 함께 사진을 찍었다.

머리 감독은 “남북 선수들이 함께 훈련하고 일주일 쯤 지난 뒤 우리는 한팀이 됐다고 느꼈다. 박 감독이 ‘가족처럼 느껴진다’고 말했고, 나도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어 “언제 다시 우리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을지 모른다”며 “박 감독이 추억을 간직할 수 있도록 오늘 찍은 사진을 전부 다 뽑아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머리 감독은 “난 잘 안 우는 편인데 북한 선수단이 돌아가면 울 것 같다”며 “그들이 돌아가면 언제 다시 볼지 모른다. 친선경기 등이 있으면 좋겠다. 그 선수들을 계속 돕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동안 대표팀 골문을 든든히 지켰던 ‘수문장’ 신소정은 대표팀 은퇴 가능성을 내비쳤다.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태극마크를 단 뒤 15년 가까이 대표팀 골문을 지킨 신소정은 “엄청나게 아쉽다. 올림픽을 10년 넘게 기다려왔는데 마지막이 왔다고 하니까 슬프고, 눈물 날 것 같다”고 말했다.

신소정은 “은퇴는 경기 끝나면 생각해보겠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나도 나이가 있어서 어머니한테 죄송스럽다. 그동안 불효하며 지낸 것 같다. 내 행복을 위해 너무 욕심부렸던 것 같다”고 밝혀 은퇴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있다고 단일팀이 감상에만 젖은 것은 아니다. 올림픽 첫 승을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훈련도 짧은 시간이었지만 격렬하게 펼쳐졌다.

조별리그에서 스웨덴에게 0-8로 패한 것을 떠올린 머리 감독은 “이건 우리의 복수전이다”며 “우리가 그렇게 질 팀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겠다”고 강조했다.

단일팀 공격수 이진규도 “점수판에 그렇게 나오기는 했지만, 선수들 모두 그 경기가 0-8이 나올 경기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며 “사람들에게 증명해야 할 것이 있다”며 설욕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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