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인과 함께 달린 야오밍·장쯔이·이봉주

  • 등록 2013-01-30 오후 4:37:53

    수정 2013-01-30 오후 4:50:14

사진=권욱 기자. 중국의 NBA 스포츠스타 야오밍이 30일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 바이에슬론경기장에서 열린 2013 평창스페셜올림픽 통합스포츠체험프로그램에서 스페셜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과 함께 스노슈잉 경기를 펼치고 있다.
[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 장쯔이, 야오밍, 이봉주 등 유명 인사들이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의 의미를 몸소 실천했다. 지적장애인과 하나가 돼 뛰었다.

30일 오후 알펜시아리조트 노르딕센터 바이에슬론 경기장에는 반가운 얼굴이 등장했다. 영화배우 장쯔이, 전 농구스타 야오밍,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이봉주, 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심권호가 그 주인공이었다.

‘통합스포츠체험’ 프로그램의 일환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스페셜올림픽을 찾은 관중들에게 유명인사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참가선수들에게는 함께 경기를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

유명 인사들은 스노우슈잉 릴레이 종목에 출전하기 위해 평소 익숙한 드레스와 유니폼을 벗어던졌다. 대신 두툼한 점퍼에 특수 제작된 신발을 꺼내 신고 눈 위에 걸어나왔다. 어정쩡한 걸음걸이를 본 관중들은 웃음을 참지 못했고 그런 선수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여기저기서 플래시가 터져나왔다.

선수들은 익숙하지 않은 경기용 신발에 한동안 애를 먹었다. 달리기라면 그 어느 누구보다 자신있을 이봉주는 눈 위가 어색한 듯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 멋쩍은 듯 연신 머리를 긁적이며 웃어보였다.

장쯔이. 사진=권욱 기자
주변 선수들에게 잘 뛸 수 있는 비결을 전수받는 장쯔이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넘어지는 창피함을 피하기 위해 남몰래 한켠에서 연습을 해보는 스타들도 있었다.

야오밍은 큰 덩치때문인지 대회 측에서 준비한 유니폼 대신 본인의 유니폼을 입고 나섰고 급조된 나무 바통으로 경기에 임하는 등 팬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유명 스타들은 설원에서도 인기 만점이었다. 쏟아지는 악수 요청에 분주했다.

특히 야오밍은 기념 사진을 찍으려는 참가 선수들로 경기장에 들어서기 어려웠을 정도였다. 그래도 시종일관 밝은 얼굴로 중국 선수단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눈 위에서 만큼은 동심으로 돌아간 것처럼 해맑게 웃어보였다.

이봉주. 사진=권욱 기자
‘마라톤 영웅’ 이봉주는 걱정과 달리 발군의 실력을 뽐냈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눈 위가 어색하다. 넘어질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했지만 막상 경기에 들어가자 눈빛이 바뀌었고 실력이 발휘됐다. 성큼성큼 월등하게 다른 주자들을 앞질러 갔다. 넘어지지도 않았다.

반면 야오밍은 중국 선수들의 “짜요(파이팅)” 응원 속에도 꼴찌의 수모(?)를 당했다.

이봉주는 경기 후 “스포츠 정신은 올림픽이나 스페셜올림픽이나 다 똑같은 것 같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도전한다는 데 공통점이 있다”며 “장애인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돼 좋았다. 즐거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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