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4연패]류중일 감독의 키맨, 다 터졌다

  • 등록 2014-10-15 오후 9:55:53

    수정 2014-10-16 오전 12:36:27

사진=삼성라이온즈
[대구=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류중일 삼성 감독은 시즌 전 삼성의 키맨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용병 3명의 활약에 달렸다. 선발 투수들은 이미 정해졌다. 여러 선수들이 단결해서 한게임 한게임 승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특히 이승엽이 부활했으면 좋겠고 채태인이 작년만큼 해줬으면 좋겠다.”

이름이 거론된 선수들은 총 5명. 외국인 선수 3명에 이승엽과 채태인까지였다. 결과적으로 류 감독의 예상과 바람은 현실이 됐다. 키맨의 맹활약 덕에 삼성은 4연패, 대업을 이뤄낼 수 있었다.

삼성은 1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LG와 경기에서 5-3으로 승리, 정규시즌 마지막 한 경기를 남겨두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2011년부터 4년 연속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은 삼성의 몫이 됐다. 프로야구 역사상 4연패를 이뤄낸 팀은 삼성이 유일하다. 삼성은 단일리그가 시작한 1989년 이후 올해까지 총 8차례 정규시즌 챔피언에 올랐다.

외국인 선수 3명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시즌 초반부터 타구단 외국인 선수들이 줄줄이 퇴출되며 전력 운영에 큰 차질이 빚어진 가운데 삼성은 그 어느 때보다 튼튼한 외국인 선수진으로 우승에 가까워질 수 있었다.

삼성이 꼭 찝은 밴덴헐크와 마틴, 나바로는 자신들의 역할을 제대로 했다. 밴덴헐크(13승)와 마틴(9승)은 22승을 합작했고 나바로는 톱타자 배영섭의 공백을 지우고 최고의 리드오프로 거듭났다. 3할이 넘는 타율은 물론 30홈런에 25도루까지, 할 수 있는 모든 걸 보여줬다. 여기에 나바로는 15일 LG전서 우승을 확정하게 하는 결승포도 터트렸다.

매년 외국인 선수 퇴출의 단골손님이 됐던 삼성이다. 최근 4년간을 봐도 삼성은 용병 덕을 보지 못한 팀 중 하나였다. 2011년엔 가코와 카도쿠라가 시즌 중간에 짐을 쌌고, 2012년엔 탈보트와 고든이 25승을 합작해주긴 했으나 리그를 지배할 만큼의 위압감은 부족했다. 지난 해엔 로드리게스가 시즌을 다 소화하지 못한 채 방출당했다. 2000년대 들어서 용병이 중도 교체되지 않은 경우는 2000년, 2006년, 2012년뿐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삼성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던 외국인 선수 잔혹사도 이번엔 없었다. 2014시즌엔 외국인 선수 세 명과 끝까지 함께 했다. “올해 외국인 선수 농사가 가장 잘 된 것 같다”는 내부 평가는 물론 외부에서도 9개 구단 가운데 역대 최강급 외국인 선수진이라는 평가까지 들었다.

또한 이승엽은 부활했다. “올시즌 30홈런 정도만 쳐주면 좋을 것 같다”던 류 감독의 바람을 이승엽이 현실로 만들었다.

지난 해 2할5푼3리라는 타율로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을 냈던 이승엽이다. 절치부심하던 그는 결국 다시 일어섰다. 127게임 모두 부상없이 나서며 자신의 자리를 든든히 지켰고 타율도 3할을 넘겼다. 지난 해 13개에 그쳤던 홈런 갯수도 32개까지 끌어올렸고 100타점도 넘어서며 이승엽의 가치를 증명해냈다.

개인 성적뿐 아니라 막내들을 격려하고 보듬는 역할까지, 고참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했다. 박해민, 이흥련 등 삼성 신인급들의 성장도 그의 조언과 배려가 있었던 덕분이었다.

지난 해 타율 3할8푼1리의 엄청난 활약으로 우승의 주역이 된 중심타자 채태인은 올시즌도 변함없는 활약으로 팀 우승을 도왔다.

한국 무대로 건너온 뒤로 가장 많은 경기(123경기)에 나서면서 타율 3할1푼8리에 97타점 등(14일까지)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지난 해 타율은 높았지만 경기수가 적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가 단연 최고의 시즌이었다. 채태인 스스로 밝혔듯 수비에서도 든든한 존재감을 보인 시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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