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 위원 "소주 한 잔 기울이던 평생의 동료를 잃었다"

  • 등록 2016-09-08 오후 4:54:17

    수정 2016-09-08 오후 4:54:17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소주 한 잔 기울이던 동료의 죽음, 너무나 놀랍고 안타깝다”

허구연 MBC 야구 해설위원이 8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하일성 전 KBS 해설위원(KBO 사무총장)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하 위원과 허 위원을 프로야구 창립 초기부터 양대 방송국의 해설위원을 맡아 때론 경쟁하고 때론 협력해 온 사이였다. 그만큼 안타까운 마음이 클 수 밖에 없다.

허 위원은 “하 위원은 내 선배이자 동료였다. 가끔씩 소주 한 잔 하며 우애를 쌓아왔다. 우린 방송사는 다르지만 자신은 이미자 스타일, 나는 패티김 스타일이라 상관 없다며 웃었던 기억이 선명하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이어 “몇년 전부터 해설을 그만두셔서 내가 많이 외로웠다. 내겐 더 이상 선배가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늘 같이 경쟁하던 동료가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 분이 사무 총장을 하실때, 내가 코치나 연수를 나갔을 때 서로의 부재를 아쉬워 하곤 했었다. 이젠 영원히 그럴 수 없다는 생각에 마음이 더 아프다”고 말했다.

야구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했던 기억도 있다.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충격의 동메달에 머물렀을 때 하일성 당시 총장이 전화가 와서 함께 만나 한국 야구의 미래를 논한 적이 있었다. 당시 나온 아이디어가 ‘기술위원회’다. 구단의 입김과 외부 압력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선수 선발을 할 수 있는 기구를 만들자고 제안했고 하 총장이 바로 받아들이며 기술위원회가 탄생하게 됐다. 한국 야구는 이후 선수 선발에 대한 잡음을 최소화하며 전력을 극대화 할 수 있었다.

허 위원은 “누구나 공.과는 있겠지만 야구계에 공이 더 많으신 분이다. 좋은 곳에서 편히 쉬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 위원은 이날 오전 7시 56분께 송파구 삼전동의 자신이 운영하는 스카이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하 위원은 최근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사례가 있다. 지난 2015년 11월에는 자신의 소유가 아닌 한 강남의 빌딩을 앞세워 돈을 빌리고 갚지 않는 등 자금 문제를 겪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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