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피팅 드라이버 `당장 먹기 좋은 약`

  • 등록 2011-03-08 오후 4:26:08

    수정 2011-03-08 오후 4:26:08

[이데일리 김인오 기자] `자신의 스윙 스타일에 맞게 총 48가지의 구질 설정이 가능`(테일러메이드 R11 드라이버) `최대 비거리와 정확한 방향성을 유도하도록 탄도조정기술(AFT)을 적용`(코브라 S3 드라이버) `로프트와 라이를 개별적으로 변환할 수 있어 사용자에 맞는 정교한 피팅`(타이틀리스트 910D 드라이버) `스트레이트 핏 기술을 적용해 8가지의 탄도 조절이 가능`(나이키 SQ 마하스피드 드라이버)

골퍼가 간단한 도구만으로 손쉽게 피팅을 할 수 있는 드라이버의 등장은 어느 순간 용품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위 글은 2011년 출시된 셀프피팅 드라이버를 설명하는 문구들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방향성에 대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클럽이라는 게 골자다.

골프를 즐기는 아마추어들 특히 남성 골퍼들은 TV속에 등장하는 프로골퍼들의 일직선 드라이버 샷에 대한 일종의 로망이 있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고질병인 슬라이스와 훅 때문에 밤새 잠 못 이루다가 결론을 내리게 된다. 바로 자신의 스윙에 문제가 많다는 것.

다음 날 연습장을 찾게 되고 코치에게 문제점을 상담하고 레슨을 받으면서 열심히 연습에 돌입하지만 역시 고질적인 방향성 문제는 잘 해결되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대부분의 아마추어들은 두가지의 방법을 놓고 고민에 빠지게 된다. 첫번째는 완벽한 인-투-인 스윙궤도를 만들기 위해 더욱 열심히 연습에 매진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장비가 맞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최근 쏟아지고 있는 셀프피팅 클럽으로 바꾸기 위해 샵으로 향하는 것이다.

소위 메이저 용품사에서 최근 출시되고 있는 드라이버를 살펴보면 대부분 `셀프 피팅`이 가능한 제품이라는 문구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셀프피팅 드라이버는 휴대가 편한 도구를 사용해 페이스 각도만 조절하면 고질적인 병이 고쳐질 수 있다는 원리에서 개발됐다. 즉 슬라이스 구질에는 각도를 닫아주면 되고 훅 구질에는 각도를 열어주면 되는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마추어들에게는 요즘말로 `어메이징`한 제품인 것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이다.   최근 한 인터넷 골프동호회에서 실시하고 있는 `셀프피팅 드라이버`에 대한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는 상당히 흥미로운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설문에 참가한 동호회원 중 80퍼센트가 넘는 회원들은 `연습을 통해서 스윙교정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선택으로 셀프피팅 드라이버에 부정적인 의견을 표시했고, `이미 굳어진 스윙, 셀프피팅 드라이버가 약이다`라는 긍정적인 측면을 선택한 회원은 20퍼센트 정도에 불과했다.

설문에 참가한 한 회원은 "첨단 과학이 동원된 신제품들을 보면 놀라울 정도다. 하지만 기본은 연습을 통해 스윙궤도를 몸에 익히는 것이지 볼만 제대로 보내기 위해서 인위적인 장치를 이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다른 의견을 가진 회원은 "많은 연습이 불가능한 아마추어에게는 셀프피팅 드라이버가 현명한 대안이 될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프로선수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현재 투어에 참가하고 있는 한 프로골퍼는 "프로선수들에게는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지만 스윙 메카니즘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아마추어들에게 과연 셀프피팅 드라이버가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면서 "인위적인 장치를 이용한 제품 개발보다는 이제는 스윙 교정에 대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방법을 전파하는 것도 업체들의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내 유명 용품업체 소속 피팅 전문가는 "정상적인 궤도에 가깝게 스윙을 할 수 있는 골퍼에게 교정이 불가능한 미세한 부분을 잡아주는 것이 피팅의 기본이다"면서 "정확한 진단 없이 셀프피팅 클럽만을 신봉하게 된다면 스윙의 교정은 절대 불가능하고 스코어에 한계가 올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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