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쇼는 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끝난 워싱턴 내셔널스와 홈 3연전 2차전에 선발등판, ‘8이닝 3피안타(1피홈런) 1실점 2볼넷 8탈삼진’ 등을 기록하고 소속팀 LA 다저스의 4-1 완승을 견인했다.
커쇼는 시즌 17승(3패 평균자책점 1.73→1.70)째를 거뒀고 탈삼진 숫자를 202개로 늘렸다.
커쇼의 ‘탈삼진 쇼’, 생애 최고점 찍나
5월로 돌아가 보면 상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커쇼는 왕복 30시간에 이르는 호주 원정 개막전의 여파였는지 시즌 초반 어깨에 탈이 나 5주 이상을 빠졌다. 이는 곧 2014년 그에게 걸려있던 ‘지난 4년간 3번째 사이영상 수상, 4년 연속 평균자책점(ERA)왕, 5년 연속 200탈삼진 이상’ 등의 역사적인 타이틀이 사실상 한꺼번에 무너짐을 의미하는 일종의 사형선고나 다름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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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탈삼진 시즌을 5차례 이상 맛봤던 다저스 투수로 나란히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돈 드라이스데일과 돈 서튼(69)이 있지만 연속 시즌 기록은 아니었다.
메이저리그 전체로는 커쇼보다 빠른 페이스로 탈삼진 숫자를 추가해간 역대 단 2명의 투수가 존재한다. 스포츠통계전문업체인 ‘스태츠’사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첫 7년을 기준으로 200탈삼진 시즌 1위는 각각 6차례인 버트 블라일레븐(63)과 톰 시버(70)다.
그만큼 역사적으로 믿기 힘든 일을 커쇼가 해내고 있다. 특히 올해는 탈삼진 능력이 더욱 두드러지는데 커쇼의 9이닝당 탈삼진 수는 종전 10.82개에서 약간 떨어졌지만 생애 최다이자 내셔널리그(NL) 1위인 10.73개(아메리칸리그 다르빗슈 유 11.35개, 크리스 세일 10.75개)를 유지했다. 탈삼진에 관한 본인 커리어의 정점에 선 시즌이 되고 있다.
투구수 108개로 마운드를 내려온 커쇼는 메이저리그 최다인 시즌 7번째 완투경기를 노려볼 수 있었으나 돈 매팅리(53) 다저스 감독의 제지로 욕심을 접었다.
대신 5경기 연속 8이닝 이상 소화 및 시즌 23경기 중 16번째 1실점 이하 경기를 펼쳤다는 데 만족했다.
이런 커쇼의 꾸준함을 보고 매팅리는 지역 일간지인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와 인터뷰에서 아주 당연하다는 듯 “지난 경기 때 소감과 다를 바 없다”며 “그냥 전형적인 커쇼 경기였다”고 농담을 던졌다.
‘4경기 14홈런’ 팀, 2루 못 밟아 ‘쩔쩔’
최근 커쇼의 공이 얼마나 위력적인지는 8월7일 이후 브라이스 하퍼(21·워싱턴)가 부쩍 살아나면서 빅리그 최고이자 유일한 7할 승률(0.720, 18승7패)을 질주하고 있던 워싱턴 타선을 쩔쩔매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앞선 4경기에서 14방의 홈런을 펑펑 쏘아대던 워싱턴 타선은 커쇼를 맞아 2회초 윌손 라모스(27·워싱턴)가 첫 안타를 쳤지만 이후 7회 2사후 하퍼의 시즌 11호 우중월 솔로홈런이 나오기까지 12타자 연속을 포함해 18타자 중 17명이 범타(볼넷 1개)로 물러났다.
커쇼는 공격에서도 팀 득점에 기름을 붓는 멋진 주루플레이로 강한 인상을 심었다. 0-0의 균형이 팽팽하게 이어지던 5회말 1사후 직접 중전안타를 치고 나갔고 후속 디 고든(26·다저스)의 중전안타 때 3루로 전력 질주했다.
아마추어(고교) 시절 포수 출신으로 마운드에서는 95마일(153km) 강속구를 뿌리던 강견을 자랑하는 하퍼를 감안했을 때 다소 무모한 도전이었지만 다행히 살았고 순간의 틈을 놓치지 않은 고든도 2루로 안착했다.
이 플레이가 기폭제가 돼 다저스는 애드리언 곤살레스(32·다저스)의 유격수 쪽 내야안타 때 선취점을 뽑았고 유격수 에러까지 편승해 1점을 더 추가하며 2-0으로 달아나 사실상 승부를 가를 수 있었다.
경기 뒤 커쇼는 “거기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면서 “중견수 하퍼는 굉장한 어깨를 가지고 있어 살 기회가 많지 않다고 본능적으로 느꼈다. 돌이켜 보면 무모한 시도였던 것 같은데 다행히 제대로 됐다”고 말했다.
이날 ‘2타수1안타 1득점’ 등을 추가한 커쇼는 시즌 타율이 0.173으로 올랐다. 좀처럼 보기 드문 투수 타율이 자신의 시즌 ERA(1.70)보다 높아지는 이색 현상을 연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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