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효주, 행운의 출전에 첫 우승까지…“시드전 정말 가기 싫거든요”

KLPGA 투어 위믹스 챔피언십서 첫 우승한 유효주
  • 등록 2022-10-23 오후 6:14:13

    수정 2022-10-23 오후 6:14:13

유효주가 23일 KLPGA 투어 위믹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공식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사진=KLPGA 제공)
[평창(강원)=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이번주 경기를 못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우승까지 하게 돼 매우 뜻깊습니다.”

유효주(25)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위믹스 챔피언십 with 와우매니지먼트그룹·SBS골프(총상금 10억원) 정상에 오른 뒤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유효주는 23일 강원 평창군의 알펜시아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엮어 5언더파 67타를 쳐 최종 합계 10언더파 206타를 기록했다. 공동 2위 홍정민(20)과 박도영(26)을 1타 차로 따돌린 유효주는 104번째 대회에서 감격의 첫 우승을 차지했다.

사실 유효주는 이번주 ‘강제 휴식’을 취할 가능성이 컸다. 이번주 KLPGA 투어에서는 KH그룹 IHQ 칸배 여자오픈이 치러질 예정이었다. 이 대회는 지난 시즌 정규투어 상금 순위 30위 내, 올해 상금순위 상위 순으로 출전 자격이 주어졌는데 유효주는 올해 상금 순위 87위에 그쳐 자격을 충족하지 못했다.

그러나 주최사의 사정으로 대회가 취소된 뒤 신규 스폰서인 위메이드가 새로운 스폰서로 나섰고, 참가 인원이 96명으로 늘어난 덕에 유효주가 가까스로 출전 기회를 잡은 것이다.

뿐만 아니다. 올해 상금 순위 87위에 그친 유효주는 시드전에 갈 가능성이 컸다. 상금 순위 60위 내에 든 선수들만 다음 시즌 정규투어 카드를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유효주는 오는 2024년까지 우승 시드를 확보하며 더욱더 기뻐했다. 우승 상금 1억8000만원을 받아 상금 순위 30위(2억6044만원)로 점프했다.

유효주는 “시드전에 갈 준비를 다 해놨고 갈 거라고 생각했다. 우승할 줄 몰랐고 시즌 말미에 온 기회를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즐겁게 경기하자고만 마음 먹었는데 잘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최근 4년 연속 시드전을 치러 시드전이 열리는 ‘무안 컨트리클럽의 여왕’이라는 오명도 씼어냈다.

유효주는 “사실 시드전은 정말 가기 싫은 곳이다. 아무리 가도 익숙해지지 않는 특유의 공기가 있다. 우울하고 삭막하기 때문에 그 공기만 생각하면 아찔하다. 시드전을 또 갈 생각에 많이 힘들었고 내가 우승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며 “우승도 정말 좋지만 시드가 따라와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듯한 느낌이다”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유효주가 시상식에 들어서면서 환하게 미소짓고 있다.(사진=KLPGA 제공)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3위로 최종 라운드를 치른 유효주는 16번홀(파5) 버디로 공동 선두 그룹에 합류했고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끝내기 버디를 잡아 우승을 확정했다.

세컨드 샷 지점을 180m 남겨놓은 유효주는 공동 선두라는 것을 알고 ‘과감하게 가자’는 마음으로 2온을 시도했다. 이글을 노려 확실하게 우승을 하자는 계획이었다. 두 번째 샷을 그린 오른쪽 러프에 떨군 유효주는 칩인 이글을 노렸다. 아쉽게 공이 핀 50cm 앞에서 멈췄지만 버디를 낚는 데는 문제가 없었고, 그는 1타 차 우승을 차지했다.

2017년에 KLPGA 투어에 데뷔해 시드전을 6번이나 갈 정도로 부진한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는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였다. 유효주는 “드라이버 샷이 흔들렸고 장점이라고 생각했던 아이언까지 흔들려 심리적으로 위축이 됐다. 그러나 최근에 샷 감이 올라왔고 티 샷이 똑바로 가며서 자신감에 붙었다. 그러다 보니 퍼팅까지 잘 떨어졌다”고 돌아봤다.

김하늘(34)의 동생인 김대원 프로에게 골프를 배운다는 유효주는 “코치님이 샷이 많이 급하다고 지적해주신 게 많이 도움 됐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유효주는 캐디를 맡은 아버지 유광수(59) 씨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첫 우승은 무조건 아빠랑 하겠다고 말했는데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됐다. 2승도 아빠와 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또 성적이 좋지 않았던 지난해부터 메인 후원사로 나선 큐캐피탈파트너스의 권경훈 회장이 “잘할 수 있으니까 자신감 갖고 치라”고 격려해줬다며, “믿고 후원해주셔 정말 감사하다”고 말하고는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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