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드’, ‘악마의 편집’PD가 만든 힐링 프로그램

  • 등록 2016-04-08 오후 4:58:27

    수정 2016-04-08 오후 5:50:00

CJ E&M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케이블채널 Mnet ‘위키드’가 지난 7일 막을 내렸다. 동요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오연준 등 뛰어난 실력의 어린이를 발굴했다. 무엇보다 Mnet이란 채널의 이미지에 변화를 줬다. 그 중심에는 연출을 맡은 김용범CP가 있다.

김CP는 지난 2009년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을 론칭해 시즌3까지 연출을 맡았다. ‘슈퍼스타K’의 전성기를 이끌었지만 ‘악마의 편집’이란 애칭 아닌 애칭을 얻었다. 시즌3 당시 톱10 경연까지 진출한 예리밴드가 방송 편집 조작 의혹을 제기하고 경연을 포기하면서부터다. 예리밴드는 “‘조작’을 ‘편집기술’로 미화하고 있다”면서 편집을 통해 진실을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Mnet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언프리티랩스타’, ‘쇼미더머니’ 등을 거치며 ‘Mnet=악마의 편집’이란 공식이 성립됐다.

그런 측면에서 ‘위키드’는 색다른 시도였다. ‘프로듀스101’ 등 좀 더 독한 방식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의 변주를 꾀하는 가운데, ‘위키드’는 동요가 잊히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프로그램이었다. ‘위키드’는 스타 만들기나 극적인 성장 드라마 보다 어린이 출연자의 도전 자체에 집중했다. 출연 어린이를 사전에 모집해 탈락자 없이 8회를 끌고 나갔다. ‘단점 극복 미션’처럼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한 장치는 있었지만, 특정 출연자의 단점을 부각시키지 않았다. 아이들 사이에서 벌어진 갈등도 적당한 선에서 담아냈다. 최종회에 진행된 시상식에서도 총 3팀이 고루 상을 수상했다.

김용범CP (사진=Mnet)
논란이 없진 않았다. 지병으로 하차한 임하람 어린이의 경우, 하차를 둘러싼 사연이 지나치게 반복해 등장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각양각색 아이들이 어떻게 자랐는지, 요즘 아이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여주고 싶었다”며 “그런 상황을 함께 보여드리면 무대에 대한 이해도 높아질 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의 진정성이 통한 듯, 그 외 프로그램과 관련된 논란은 없었다. 오히려 애청자들은 어린이 출연자와 동요를 통해 잊고 살았던 동심을 돌아보게 됐다며 “시즌2를 만들어 달라”고 외치고 있다.

‘위키드’는 시청률에선 만족스럽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나 ‘위키드’는 Mnet이 음악채널로서 어린이 시청자까지 수용하는 등 제작의 스펙트럼이 넓어졌음을 보여줬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힙합부터 동요까지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당초 방향성대로 프로그램을 끌고 간 김CP의 뚝심 덕분이기도 하다. ‘악마의 편집’에 이어 천사 같은 ‘랜선조카’를 탄생시킨 김CP. 그의 차기작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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