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평균 156km vs 153km↑ 0.377' 光전쟁서 KC 웃다

  • 등록 2014-10-23 오후 3:26:23

    수정 2014-10-27 오후 1:30:23

[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캔사스시티 로열스가 월드시리즈(WS) 2차전을 승리로 가져가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로열스는 23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캔사스시티의 ‘카우프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WS 홈 2차전에서 2-2로 팽팽히 맞서던 6회에만 대거 5득점하며 7-2로 완승했다.

전날 1-7의 완패를 깨끗이 갚는 값진 승리였다. 6회말 결승타의 주인공 빌리 버틀러(28·로열스)는 “우리는 6회에 뭔가 큰 일이 터질 것 같다고 느꼈다. 거기서부터 우리가 약간의 모멘텀(승리의 기운)을 찾아왔다고 생각한다”며 다가올 3차전을 기대했다.

77년 만에 연출된 ‘1,2차전 스코어’ 진기록

‘1차전 7-1, 2차전 7-2’ 등 월드시리즈의 첫 2경기가 5점 이상차로 승부 난 경우는 1937년 뉴욕 자이언츠(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전신)를 꺾은 뉴욕 양키스(4승1패 우승) 이후 무려 77년 만에 나온 역대 2번째 진기록이다.

당시 양 팀은 1,2차전을 각각 8-1로 나눠가진 바 있다.

에이스가 나오는 총력전의 흐름상 많은 점수가 나지 않는 속에 팽팽한 승부가 벌어지는 게 월드시리즈의 일반적인 양상이지만 올해 두 구단은 초반부터 불꽃 튀는 기세싸움으로 열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캔사스시티 로열스의 ‘파이어볼러’ 요르다노 벤투라가 마운드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이날 자이언츠는 1회초 시작과 동시에 리드오프(1번타자) 그레고르 블랑코(31·자이언츠)가 요르다노 벤투라(23·로열스)의 98마일(158km)짜리 패스트볼(빠른공)을 받아쳐 WS 역대 10번째 선두타자 홈런을 때려내며 전날의 기세를 이어가는 듯 했다.

2007년 WS 1차전의 더스틴 페드로이어(31·보스턴 레드삭스) 이후 첫 WS 선두타자 홈런에 정신이 번쩍 든 벤투라는 이후 로열스 역대 최초 WS 선발투수로 나선 루키로 보이지 않을 만큼 급속히 안정을 찾으며 ‘5.1이닝 8피안타(1피홈런) 2실점 무볼넷 2탈삼진’ 등으로 호투했다.

이어 등판한 100마일(161km) ‘파이어볼러’ 켈빈 에레라(25·로열스)까지 로열스의 광속구 퍼레이드 앞에 거인도 속절없이 무릎 꿇었다.

자이언츠의 선발투수로 나선 제이크 피비(33·자이언츠)는 ‘5이닝 6피안타 4실점 2볼넷 1탈삼진’ 등을 기록하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피비는 생애 8번째 포스트시즌(PS) 등판에서도 6회 마운드를 밟지 못했다. ‘8경기 6이닝 미만’은 PS 무대에 선 모든 선발투수를 통틀어 가장 긴 부진이다.

이 부문 밥 웰치가 6경기로 2위에 올라있고 나머지 8명이 5경기로 동률 3위권을 이루고 있다.

꿈의 ‘155km 光속구 전쟁’, KC가 웃었다

이날 경기는 이른바 ‘156km 대포알 전쟁’으로 요약된다. 벤투라는 PS를 포함한 올 시즌 평균구속이 96.8마일(약 156km)로 규정이닝을 채운 90명의 선발투수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뒤이은 100마일을 우습게 던지는 에레라와 웨이드 데이비스(29·로열스)까지 이들의 광속구 군단을 어떻게 뚫느냐가 관전 포인트였다.

반면 자이언츠 타자들은 유난히 강속구에 강해 주목받는 매치였다. 스포츠통계전문업체인 ‘스태츠’에 따르면 PS를 포함한 올 시즌 자이언츠의 95마일(153km) 이상 강속구 상대 타율은 메이저리그 최고인 0.284다.

올 PS에서도 그 위력은 여지없이 발휘돼 95마일 이상 패스트볼 타율이 0.377까지 치솟았다.

PS 통산 95마일 이상 패스트볼 상대타율은 올 시즌 역대 1위를 찍고 있는 자이언츠(0.377)에 이어 ‘오클랜드 애슬레틱스(0.316), 로열스(0.263),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0.240)’ 등의 순이다.

1위와 3위의 차이가 1할 이상이 벌어져 있는 데서 보듯 올가을 들어 자이언츠 타자들이 말도 안 될 정도로 평균 이상의 강속구에 강점을 보여 왔음이 여실히 증명되고 있다.

그럼에도 벤투라와 에레라 등으로 전개된 로열스의 대포알 군단들은 꺾지 못했다는 것이어서 흥미롭다.

월드시리즈가 1승1패인 상황에서 3차전을 거머쥐는 팀이 결국 시리즈를 제패할 확률은 역대 38승16패로 70%(0.703)에 이른다.

로열스가 1차전에서 보기 좋게 당한 매더슨 범가너의 ‘1회 징크스(1회 평균자책점 5.73, 나머지 2.49)’를 깨야 한다면 2차전 결과로 자이언츠 역시 최대 2번은 더 만날 수 있는 벤투라의 ‘평균 156km 강속구’를 뚫어야 할 숙제를 떠안게 됐다.

양 팀 간 3차전은 하루 이동 일을 가진 뒤 25일 장소를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AT&T 파크’로 옮겨 ‘팀 허드슨(39·자이언츠) 대 제러미 거드리(35·로열스)’의 맞대결로 속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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