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향후 거취 '홍명보, 이영표 아닌 정몽준의 길?'

  • 등록 2014-05-14 오후 3:48:00

    수정 2014-05-14 오후 3:48:00

박지성(왼쪽 두번째, 33·PSV에인트호벤)이 14일 오전 경기 수원시 박지성축구센터에서 현역 은퇴 및 향후 거취 관련 기자회견을 하던 중 웃고 있다. 사진=뉴시스
[수원=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박지성(33·PSV에인트호번)이 화려했던 선수인생을 마감하면서 향후 그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지성이 앞으로 선택할 길은 크게 몇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홍명보 대표팀 감독처럼 은퇴 후 지도자 수순을 밟는 것이다. 대부분의 선수 출신들이 선택하는 길이기도 하다.

하지만 박지성은 ‘지도자의 길을 걷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박지성은 “지도자를 할 생각은 전혀 없다는 것을 누누이 밝혀왔다. 지도자 자격증도 없어 지도자를 할 수 없다. 지도자 이외의 일을 할 것이다”고 밝혔다.

또 다른 선택은 박지성과 마찬가지로 올해 은퇴를 결심한 이영표처럼 방송계에 뛰어드는 것이다. 이영표는 은퇴하자마자 곧바로 KBS 축구해설위원으로 변신해 2014 브라질월드컵 축구 해설을 맡게 됐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박지성과 함께 뛰었던 안정환, 송종국 역시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 MBC 축구해설위원으로 나선다. 축구스타가 방송인으로 변신하는 것은 이제 전혀 어색한 일이 아니다. 게다가 박지성의 약혼자인 김민지 씨는 전 SBS 아나운서라 방송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렇지만 박지성은 해설가 역시 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해설가를 생각하지는 않았다. 해설가를 하게 되면 선수들을 너무 많이 비판할 것 같다. 비판하기 싫어서 해설가는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지성은 선수시절부터 기회가 될때마다 축구 행정가가 되고 싶다는 뜻을 밝혀왔다. 이를 위해 이미 로드맵까지 짜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성이 행정가를 꿈꾸는 이유는 한국 축구의 현실 때문이다. 한국 축구는 국제외교면에서 취약함을 노출하고 있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에서 물러난 이후에는 더욱 입지가 좁아졌다.

향후 축구 외교무대에서 한국을 대표할 만한 인물 가운데 박지성만한 적임자도 없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최고 명문 구단에서 활약하며 전세계 축구인들에게 익숙하다. 잉글랜드, 네덜란드 등 오랜 유럽 선수생활로 영어는 물론 국제적인 감각이 뛰어나다는 점도 장점이다.

박지성이 몇 년전부터 자선경기를 국내가 아닌 아시아 국가에서 개최하는 것도 이같은 미래를 대비한 사전포석으로 볼 수 있다.

박지성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일단 휴식을 취하면서 뭘 할 수 있을지, 뭘 준비할지 생각해야 한다. 국내에 머물지는 않고 유럽에서 생활할 것 같다”며 “어떤 식으로든 한국 스포츠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겠다.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우선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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