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인키, 옵트아웃 후 다저스 떠나 SF와 계약설 제기

  • 등록 2015-07-20 오후 2:39:15

    수정 2015-07-21 오후 1:32:07

[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20일(한국시간) 찌는 듯한 뙤약볕 아래 워싱턴 내셔널스를 맞아 ‘8이닝 3피안타 무실점 1볼넷 11탈삼진’ 등의 역투로 올 시즌 LA 다저스의 5할 승률 이상 강팀을 상대로 한 첫 원정시리즈 승리(2승1패)를 안긴 잭 그레인키(32·다저스)에 대해 경기 뒤 스포츠전문방송 ‘ESPN’은 “내셔널스 주축 타자들이 부상으로 대거 빠졌음을 감안해도 시즌 가장 인상적인 피칭이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고 논평했다.

이로써 그레인키는 6월14일 이후 실점하지 않으며 오렐 허샤이저(57)가 보유하고 있는 메이저리그 ‘연속 무실점’ 최고 기록에 -16이닝(43.2이닝)차로 바짝 다가섰다.

평균자책점(ERA)도 1.30으로 낮춘 그레인키(9승2패)는 맞대결한 맥스 쉬어저(31·내셔널스)를 보기 좋게 누르고 강력한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 후보로 급부상했다.

잭 그레인키가 마운드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그레인키는 43.2이닝 동안 실점하지 않고 있는 데 대해 “그런 건 별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그저 실투 몇 개를 줄였을 뿐이고 좋은 공을 던지려 노력했다”고 예의 쿨한(?) 소감을 밝혔다.

돈 매팅리(54·다저스) 감독은 “무기가 많을수록 타자를 더 다양하게 공격할 수 있다”면서 “모든 타자들을 같은 방식으로 공략할 수는 없다. 어떨 때는 슬라이더를 많이 던지고 어떤 때는 패스트볼(빠른공)을 양쪽 코너에 찌르는 식이다. 이런 각기 다른 무기들을 적절히 섞을 수 있다면 모든 걸 다 커버할 수 없는 타자들을 꽁꽁 묶을 수 있다”고 이날 호투한 그레인키의 원동력을 설명했다.

같은 날 미국 지상파 ‘FOX 스포츠’의 명칼럼니스트인 켄 로젠덜은 한술 더 떠 “그레인키의 다음 소속팀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되지 말란 법은 없다”고 바람몰이에 앞장섰다.

로젠덜은 “그레인키가 계약서상의 권리인 옵트아웃(계약해지)을 행사할 시 원 계약(잔여 3년 7100만달러: 약 819억원)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할 첫 번째 구단은 다저스”라면서도 “데이터(수치)에 많이 의지하는 다저스 구단이 오는 10월말 만 32세가 되는 그레인키의 나이를 감안해 돈을 물 쓰듯 하길 주저할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고 내다봤다.

이어 “이런 상황이라면 왜 자이언츠는 안 되겠냐”면서 “자이언츠 구단은 시즌 말 ‘팀 린스컴(31), 팀 허드슨(40), 마르코 스쿠타로(40), 제러미 애펠트(36), 라이언 보겔송(38), 케이시 맥기(33)’ 등과 계약을 만료하며 페이롤(총연봉)을 5000만달러 가까이 낮춰 현금 유동성을 대폭 확보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전통의 라이벌 다저스-자이언츠는 나란히 클레이튼 커쇼(27·다저스)와 매디슨 범가너(26·자이언츠)의 뒤를 받쳐줄 축구로 치면 ‘쉐도우(처진) 스트라이커’ 격인 ‘쉐도우 에이스’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충분히 그려봄직한 시나리오다.

실제 그레인키는 최근 미국 최대일간지 ‘USA 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자이언츠 선수들에게 감탄했다”며 “그래서 지난해 월드시리즈(WS) 때 친정팀인 캔사스시티 로열스와 자이언츠를 사이에 두고 누구를 응원해야 할지 결정하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고 언급하며 지난 5년 3번의 WS 우승에 빛나는 자이언츠를 내심 동경하고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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