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빛가람, 설움 딛고 '조광래호 황태자' 등극

'첫 출장' A매치 데뷔골
  • 등록 2010-08-11 오후 11:09:48

    수정 2010-08-12 오전 9:31:24

▲ 윤빛가람(사진=권욱 수습기자)


[수원월드컵경기장 = 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경남의 마에스트로' 윤빛가람(경남FC)이 생애 처음으로 출장한 A매치 경기서 데뷔골까지 터뜨리며 맹활약해 장밋빛 미래를 예고했다.

윤빛가람은 11일 오후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의 A매치 평가전에 중앙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해 풀타임을 소화하며 2-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윤빛가람은 전반18분 호쾌한 오른발 슈팅으로 한국축구대표팀(감독 조광래)의 선제골을 터뜨려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상대진영의 오른쪽 터치라인에서 최효진의 스로인 패스를 받은 뒤 상대 위험지역 오른쪽에서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오른발 대각선 슈팅을 시도해 골망을 흔들었다.

상대 골키퍼 델레 아예누그바(브네이예후다)가 반사적으로 손을 갖다댔지만 볼의 속도가 워낙 빨라 궤적을 바꾸지 못했고, 결국 골네트를 흔들었다.

한국은 전반28분 상대 공격수 피터 오뎀윙기에게 한 골을 실점했지만, 전반 종료 직전 최효진(서울)의 추가골을 앞세워 2-1로 승리를 거두며 경기장을 찾은 4만 여 축구팬들에게 짜릿한 기쁨을 선사했다.

윤빛가람의 활약은 '한국축구 기대주의 귀환'이라는 관점에서 환영할만한 뉴스다.

지난 2007년 17세 이하 대표팀의 주축멤버로 활약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신중치 못한 언행으로 여론의 직격탄을 맞았다. "K리그는 느려서 잘 안 본다"고 말한 것이 화근이 됐다.
 
이후 '당돌한 아이' 이미지가 굳어졌고, 결국 슬럼프가 찾아왔다. 대학진학 이후에는 잇단 부상으로 인해 제 기량을 찾을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런 윤빛가람에게 재활의 희망을 안긴 인물이 바로 조광래 감독이다. 경남의 사령탑으로서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실시한 신인 드래프트서 윤빛가람을 지명해 프로데뷔 기회를 줬고, 중앙미드필더 겸 전술 구심점 역할을 맡겨 성장을 도왔다.

그리고 윤빛가람은 나이지리아와의 A매치 데뷔 경기서 멋진 데뷔골을 터뜨리며 스승의 배려에 화답했다.

조광래 감독은 경기 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윤빛가람을 대표팀에 선발할 당시 학연, 지연 등의 이야기가 나올까봐 고민했지만, 지도자로서의 양심을 믿고 발탁했다"면서 "자신감을 갖고 뽑은 것이 주효한 것 같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시련을 딛고 '조광래호 황태자'로 발돋움한 윤빛가람이 대표팀 무대에서 상승세를 꾸준히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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